[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농구 선두 서울 SK 나이츠가 4쿼터에 끈끈한 수비력을 펼치는 원동력으로는 비시즌에 진행한 ‘지옥주’ 8주 특별 프로그램이 꼽힌다.
SK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속공뿐만 아니라 ‘수비도 잘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에도 좋은 수비력을 유지하고 있다. 12일 오전 기준 경기당 평균 73.1실점을 기록 중이다. 10개 팀 가운데 최소 실점 1위다. 2위(73.9실점)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에 근소하게 앞서 있다.
SK는 4쿼터에 실점이 굉장히 적다. 경기당 15.1점만 내줬다. 올 시즌 4쿼터 최소 실점 1위 팀이기도 하다. 1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경기에서도 4쿼터 수비력이 인상적이었다. 4쿼터에 현대모비스를 13점으로 묶었다. 승부처 집중력을 앞세운 SK는 1, 2위 맞대결에서 76-70으로 이겼다. 6연승을 질주하면서 선두를 굳건히 했다.
경기 후 만난 전희철(52) 감독은 “올 시즌 선수들의 4쿼터 승부처 집중력이 정말 좋다. 승부처 집중력이 눈에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유독 4쿼터에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수비 상황에서도 상대 선수를 놓치는 장면이 줄어들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선수들이 4쿼터에도 수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비시즌 훈련에 있다. SK는 매년 비시즌에 체계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는 8주 훈련 프로그램 지옥주를 진행한다. 8주의 훈련 기간이 지옥과 같아서 지옥주로 불린다.
단순 체력 훈련이 아니다. 서킷 트레이닝을 비롯해 근지구력과 순발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코트에서 진행한다. 현장에서 만난 SK 관계자는 “8주 동안 훈련과 휴식만 반복한다. 이 기간에 체력 훈련을 따라오지 못하면 공 훈련에 들어올 수 없다. 개인마다 체력 훈련 목표치가 있다. 이걸 다 달성해야만 공 훈련에 합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SK는 지난해 6월에 비시즌 훈련을 시작했다. 지옥주 일정을 온전히 소화한 건 3년 만이다. SK 관계자는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면서 7월에 훈련을 소집했다. 그러다 보니 8주 훈련을 다 진행하지 못하고, 6주 정도로 단축해서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4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일정이 맞았다. 그래서 8주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전희철 감독은 올 시즌 지옥주 훈련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지옥주 기간에 훈련량이 매우 많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몸 만드는 시간이 충분했다. 그래서 훈련의 강도를 더 높였다”며 “선수들은 8주 훈련을 하면서 ‘죽는다’고 표현했다. 시즌에 돌입하니 훈련 효과가 보인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는 시점에서도 선수들이 알아서 한 발 더 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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