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오승재 기자] 배우 유연석이 지난 4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 연기한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작품은 동명의 카카오페이지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 드라마다.
유연석은 차갑고 냉철하면서도 차가운 말투와는 전혀 다른 걱정스러운 눈빛과 배려로 츤데레의 면모를 드러내는 백사언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는 ‘운수 오진 날’ 세계관에 푹 빠져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지거전' 출연 제안을 받았다. 초반부 대본만 보고 협박범과의 스릴러물로 해석했던 그는 이후 백사언이 ‘로맨스 소설 속 완벽남’임을 깨달았고,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유연석은 “예전에 봤던 실장님 캐릭터 같이 느껴졌다”고 하면서도 평면적 인물일 것 같아 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유연석은 “저는 스스로 말도 느리고 둥글둥글 부드러운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약간은 날이 선 인물을 연기하는 걸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라고 설명하며 구동매(‘미스터 선샤인’), 강동주(‘낭만닥터 김사부’)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백사언의 ‘알려줘. 너를 미워할 수 있는 방법.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낯간지러운 대사도 받아들일 만큼 시청자는 이미 ‘지거전’ 세계관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초반부엔 백사언의 톤앤매너를 잡는 것조차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연석은 “믿었던 건 ‘로맨스가 붙는 순간 게임 끝’이라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하며 백사언의 전사가 드러나면 이 부부를 응원해줄 거라 믿었다고 설명했다. 중반부터는 탄력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평소 웹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을 즐겨 보지 않았기에 대본 속 백사언의 모습을 보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냉랭한 신을 찍다가도 ‘이게 보통의 남자들이 하는 말인가?’ 싶은 대사가 따라왔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돌입하니 마음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나한테 벌주는 거야’라는 대사도 결국 죄책감에서 오는 대사다”라고 말하며 “소통의 부재를 겪는 부부, 아닌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나를 굉장히 사랑하는 남편이 뱉어주는 달콤한 말들이 인기의 이유였던 것 같다”고 바라봤다.
유연석은 ‘아나운서 출신 대변인’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드러내기 위해 MBC 아나운서국을 통해 기본기를 배웠다. 다만 선택적 함묵증에 걸린 희주(채수빈)와의 소통에선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연기는 액션과 리액션인데, 나는 대사를 하고 상대는 수어로 연기하니까 같이 찍어도 독백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청자가 지루해하면 어쩌나 싶어 고민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초반 쇼윈도 부부를 연기하며 사언과 희주가 맞붙는 장면도 많지 않았다. 같이 촬영이 있는 날은 녹음해서 대사를 보내주기도 했다. 통화 신들에 미묘한 감정들이 드러나야 했기 때문에 더 공들여 촬영해야 하는 고충도 있었다.
특히 희주를 찾아다니는 절박한 사언의 절규가 그려진 6화, 납치된 아내를 공개하며 눈물의 기자회견을 여는 10화 엔딩은 유연석의 연기 내공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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