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5G 성장 정체와 수요 부침에 새로운 성장모델 구축이 시급해진 통신업계가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이른바 ‘키즈폰’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예상되는 수요 대응이 아닌 유년기 최초 개통 시점부터 잠재 수요를 유지 및 확장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서비스를 필두로 각종 혁신 기능을 탑재하면서 단순 관리를 넘어 ‘안심 케어’에서부터 각종 학습연계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로 소비층을 공략할 전망이다.
◇잠재고객 키우는 ‘키즈폰’, 영향력 더 커진다
“판매 자체 수익 보다는 잠재 고객 선점에 더욱 큰 가치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률은 94.8%로 전년(93.4%) 대비 1.4%p 늘었다. 전체 응답자의 70%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매체로 스마트폰을 꼽았다. 이 중 10대 스마트폰 이용률은 99.6%에 달한다. 10대의 경우 스마트폰을 필수매체로 선택한 비율이 95.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신업계도 이 같은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아동을 대상으로 한 ‘키즈폰’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키즈폰은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수익성이 낮지만, 가입 유지가 전제될 경우 향후 중저가 및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추가 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업계에 중요한 수익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통신3사는 고객 선호에 맞춘 디자인과 특화 기능을 앞세워 어린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타깃 대상 자체는 아동들이지만 실제 소비가 부모들로부터 촉발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정체기에 머무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호자와 함께 가입하는 어린이 고객 특성 상 한 번 고객으로 유치하면, 성인이 될 때까지 꾸준히 가입을 유지할 것이라는 ‘락인효과’와 가족과 요금제를 결합한 ‘가족형 결합상품’ 확대 등의 기대효과로 추가적인 수요 창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면서 키즈폰 가입자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이동이 확대되는 등 실제 추가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이처럼 키즈폰은 당장의 수익보다 스마트폰 경험을 제공해 향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붙 붙은 ‘키즈폰’ 경쟁, 사활 건 통신3사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어린이 고객을 겨냥한 키즈폰을 잇달아 선보이며 새해 및 새학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통신업계 대표주자들이 경쟁에 뛰어든 만큼 마케팅과 콘텐츠 경쟁에도 더욱 불이 붙는 모양새다.
우선 SKT는 지난달 어린이전용 LTE 스마트폰 ‘ZEM폰 포켓몬 에디션3’를 선보이며 포문을 열었다. 패키지 구성품은 △2단형 포켓몬 서랍 △미니 가방 △폰 스트랩 △야광 스마트톡 △스티커 △포토 카드 홀더 등이다.
이번 제품은 어린이 고객 손크기에 맞는 5.8인치 디스플레이와 167g의 가벼운 무게로 출시됐다. 출고가는 32만6700원 수준이다.
아이의 올바른 스마트폰 습관을 길러주는 앱인 ‘ZEM’이 기본 탑재되는 등 단순 기능성 강화에 그치지 않고 더욱 개선된 이용환경 제공을 위한 노력을 반영했다.
‘ZEM’은 스마트폰 및 앱 사용시간 관리, 실시간 위치 확인,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 도보 이동 중 스마트폰 사용 방지 기능 등을 제공해 아이 상태를 보호자가 실시간 체크할 수 있어 주목도가 높다. 또 측면 버튼을 5초 이상 누르면 보호자에게 위치 정보를 전송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SOS 기능도 추가됐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LG유플러스는 자사 IP(지식재산권) 캐릭터인 ‘무너’를 디자인에 활용한 ‘U+키즈폰 무너 에디션’을 출시했다. 삼성 갤럭시 A16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출고가는 36만5200원이다.
LG유플러스는 처음으로 키즈폰에 AI 기능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AI안심케어’ 기능은 SKT의 ‘ZEM’과 동일하게 자녀 스마트폰 사용 시간 모니터링과 유해 콘텐츠 자동 차단 기능에 더해 ‘AI 학습놀이’가 가능하다. 여기에는 자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키즈토피아’가 적용됐으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도 실시간 자녀 위치 확인, 이동 경로 추적 등 아동 보호 기능이 포함됐다.
KT도 이달 산리오 인기 캐릭터 ‘포차코’ 테마를 적용한 스마트폰 ‘포차코 키즈폰’을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해당 제품은 초등학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IP54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이 탑재됐다. 가격은 34만9800원이다.
KT는 ‘포차코 키즈폰’은 자녀의 똑똑한 소비 습관을 위한 금융 앱 ‘퍼핀’을 탑재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퍼핀’은 자녀의 용돈을 자동으로 기록·관리·분석해 스스로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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