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초유 '대행의 대행' 현실화…주요국 '권력서열 2·3위' 면면은

세계사 초유 '대행의 대행' 현실화…주요국 '권력서열 2·3위' 면면은

르데스크 2025-01-10 17:45:44 신고

3줄요약

대통령제를 시행 중인 대부분의 나라에선 대통령이 일신의 사유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현역 국무위원 중 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대통령 직무가 위임된다. 다만 각 나라 직무를 위임받는 순서에는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한덕수 국무총리로 대통령 직무가 위임됐고 이어 한 총리마저 탄핵되면서 지금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일본 권력 순위는 총리➞관방장관➞방위대신…미국은 대통령➞부통령➞하원의장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유일한 입헌군주제 국가로 천황이 존재한다. 그러나 일본의 천황은 실질적인 정치 권한이 없어 국가의 상징적 존재로서의 역할만을 할 뿐이다. 천황도 국정운영과 관련된 모든 행위는 내각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국가의 모든 대소사 결정하는 주인공은 내각의 수장인 '내각총리대신(이하 총리)'이다. 내각은 총리와 각 부처의 각료들로 구성되며 모든 각료는 총리가 직접 임명한다. 국민이 직접 대통령을 선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의회가 투표를 통해 내각총리대신을 선정하기 때문에 정치적 폐쇄성이 강한 편이다.

 

현재 일본의 총리는 '이시바 시게루(Ishiba Shigeru)'다. 1957년 도쿄에서 태어난 이시바 총리는 일본 명문대 게이오대학을 졸업했다. 일본의 보수정당 자유민주당 당원이기도 한 그는 정치 경력만 40년에 달한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같은 당 출신인 전임자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에 임명됐다.

 

일본의 총리 권한대행 1순위는 한국의 국무총리 격인 내각관방장관이다. 내각관방장관은 모든 부서 및 행정기관의 업무에 관연하기 때문에 '내각의 2인자'라 불리며 일본 내에서 매우 강력한 정치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과거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 역시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 내각관방장관을 지낸 바 있다. 현재 일본의 관방장관직을 맡고 있는 인물은 '하야시 요시마사(Hayashi Yoshimasa)'다.

  

▲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내각관방장관 (사진 왼쪽)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사진=Wikipedia]

 

1961년 도코에서 태어난 하야시 관방장관은 도쿄대학교에서 법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일본의 3대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미쓰이물산에 입사했다. 그는 미쓰이물산에서 약 5년간 근무한 뒤 퇴사 후 1992년 하버드대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학업을 마친 후 일본으로 귀국해 아버지 하야시 요시로 전 자유민주당 의원의 비서를 맡았다. 그의 아버지 하야시 전 의원은 한국의 기획재정부 장관 격인 재무대신을 역임하는 등 정치적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이후 하야시 관방장관은 ▲농림수산성 대신 ▲문부과학성 대신 ▲외무성 대신 등을 거쳐 지난 2023년 12월 관방장관직에 올랐다. 기미다 전 총리와의 각별한 인연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총리인 이시바 총리 역시 전임 총리가 임명한 내각 2인자 자리를 그대로 유지할 정도로 하야시 장관을 신뢰한다는 게 일본 정치권의 중론이다.

 

일본의 총리 권한대행 2순위는 한국의 국방장관 격인 방위대신이다. 일본의 국방을 담당하는 육·해·공 3개의 자위대가 방위성에 소속돼 있고 최고 지휘·감독권은 방위대신(이하 방위상)이 가지고 있다. 현재 일본의 방위상은 '나카타니 겐(Nakatani Gen)'이다. 일본 자위대 출신 정치인인 나카타니 방위상은 1957년 고치현에서 태어났다. 그는 한국의 육군사관학교격인 방위대학교를 나와 육군보병소위로 임관했다. 이어 일본 육상 자위대 소대장, 중대장 등을 거쳤다.

 

그는 1990년 군 전역과 동시에 정계에 입문했다. 할아버지이자 일본 보수 정치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나카타니 사다요시 전 의원이 그의 정계 입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나카타니 방위상은 2001년 고이즈미 내각에서 사상 첫 자위대 출신이자 사상 최연소의 나이로 방위상에 임명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44세에 불과해 일본 현지에선 '고이즈미 내각의 신데렐라'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고이즈미 내각, 기시다 내각 등에서 방위대신을 역임한 후 2016년 방위상 직에서 물러났다. 그로부터 약 약 8년 만에 지난해 10월 이시바 총리의 요청에 의해 세 번째 방위상 직을 맡게 됐다.

 

▲ 워싱턴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AP/뉴시스]

 

미국은 한국과 동일하게 대통령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대통령제라 하더라도 미국과 한국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국민이 직접 투표해 대통령을 선출하는 '직접 선거' 방식을 채택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국민이 직접 뽑은 선거인단이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 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선거인단은 간접선거에서 유권자가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대리자들의 모임으로 총 50개 주에서 총 538명이 선출된다. 이 중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 표를 받아야만 대통령직에 당선된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 절차는 하원이 대통령에 대해 탄핵을 제의하고 상원이 탄핵안을 통과시키는 구조다.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받아야 탄핵이 성립된다. 미국은 아직 탄핵으로 자리를 물러난 대통령이 전무하다. 과거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상대 대선후보 캠프를 불법 감청하다 적발된 '워터게이트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내몰렸지만 탄핵안 통과 직전 스스로 사임하면서 아직 실제 탄핵된 사례는 없다. 오는 20일부터 미국을 일선에서 이끌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다. 트럼프는 지난 11월 대선에 선기인단 312명을 확보하며 226명에 그친 해리스 미 부통령을 꺾고 최종 당선됐다.

 

만약 일신의 사유로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면 대통령 직무는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이 수행하게 된다. 1984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밴스 당선인은 미국 역사상 3번째로 젊은 부통령이다. 밴스는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미국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 파병까지 다녀온 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 진학했다. 미국에선 군복무 후 대학에 진학하면 '제대 군인 원호법'에 따라 학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밴스 당선인은 예일대학교 로스쿨 마친 후 켄터키동부지방법원, 과거 버락 오바마 전 태통령이 근무했던 시들리 오스틴 등에서 법조인 생활을 했다. 이후 2016년 정계에 입문해 공화당원으로 활동했다. 밴스 당선인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트 트럼프의 독선적인 모습을 비판하며 같은 당의 에반 맥멀린 후보 지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정책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며 친트럼프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앞장서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재선을 도왔다.

 

▲ J.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사진 왼쪽)과 마이크 존슨 미 의회 하원의장. [사진=Wikipedia]

 

미국 현지에선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밴스 당선인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가장 큰 이유로 '러스트벨트(Rustbelt)'의 표심을 꼽고 있다. 오하이오의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밴스 당선인이 지역 백인들의 표심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러스트벨트는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 미국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역을 의미한다. 밴스 당선인은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동시에 부통령 자리에 오르게 된다.

 

미국의 대통령 권한대행 2순위는 미 의회 하원의장이다. 주 별로 2명씩 선출되는 상원의원과 달리 하원의원은 각 주 별 인구수와 비례에 의해 의석수가 배정된다. 그 결과 하원의 경우에는 자연스레 인구가 많은 주의 발언권이 강할 수밖에 없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앞서 하원 의장에 오른 인물은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공화당 하원 의원이다. 1972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서 소방관의 아들로 태어난 존슨 의원은 다사다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네 자녀 중 장남이었으며 그의 부모는 미성년자 때 존슨 의원을 낳았다.

 

그의 아버지는 소방서에 근무하던 도중 냉동 보관 시설 화재 현장에서 중상을 입고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았다. 존슨 의원은 1995년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학사를 취득한 뒤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해 변호사로 경력을 시작했다. 변호사 시절 미국 기독교 법률 단체인 자유수호연맹(ADF)에서도 일했다. 모태신앙을 가진 그는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유명하다. 2015년 루이지애나 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현재 4선 의원을 역임 중이다. 지난 2023년 미국 하원의장에 당선된 뒤 이달 초 연임에 성공했다.

 

'1당 독재체제' 중국 공산당 권력 승계는 시진핑➞한정➞자오러지

 

중국 정치의 핵심주체는 중국 공산당이다. 공산당은 인사와 조직제도를 활용해 국가와 민간기업 등 사회 모든 영역에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8년 국가 주석 임기 제한이 폐지되면서 사실상 중국은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주석의 1인 독재 체제가 구축된 상태다. 중국 국가권력의 최상단에는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와 최고자문기구인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전인대 아래에 행정부 격인 국무원, 사법부 격인 최고인민법원, 감사원 격인 국가감찰위원회, 검찰 격인 최고인민검찰원 등 4권분립 형태를 띄고 있다.

  

▲ 한장 중국 부주석 (사진 왼쪽)과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사진=Wikipedi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궐위 시 가장 먼저 주석의 직위를 승계하는 인물은 '한정(韩正)' 부주석이다. 1954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난 한정 부주석은 푸단대학과 화동사범대학교 출신이다. 그는 대학 시절 상하이 지역 중국공산당청년당으로 활동하면서 공산당 내에 차곡차곡 입지를 다졌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당은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만 28세 미만의 청년 당원들이 군중을 대상으로 정치 교육과 정치 선전을 담당하는 공산주의 청년 당조직이다. 이후 1979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한정은 상하이시에서 본인의 입지를 넓혀나갔다. 1995년 상하이시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상하이시 상무위원, 부시장 등 다수의 요직을 맡은 뒤 2003년 만 49세의 젊은 나이에 상하이시의 시장직에 올랐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한정은 과거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에서 근무할 때 최측근 역할을 하며 시진핑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상하이 시장을 맡으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은 뒤 제 19차 중국공산당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선출돼 공산당 핵심 권력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정은 지난 2023년 3월 시진핑에 의해 국가 부주석으로 임명된 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의 국가주석 권한대행 2순위는 현재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오러지(趙樂際)'다. 중국 전인대의 상무위원회는 전인대 내에서 가장 큰 권력을 지닌 조직이다. 전인대는 전체 인원만 3000명이나 되고 회의도 1년에 1회 밖에 개최되지 않기 때문에 평상시 원활한 입법 기능 수행이 어렵다. 상무위원회는 전인대 개최시기가 아닐 때 전인대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관하는 핵심 조직으로 상무위원장은 한국의 국회의장 격이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1957년 칭하이성 출생으로 북경대학교에서 철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시절 칭하이 지역 중국공산당청년당으로 활동하면서 1975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했다. 대학 졸업 후 본인의 연고지인 칭하이성에서 공직에 입문해 부시장 등의 요직을 거쳐 시장 직에 올랐다. 그는 칭하이성에서만 약 30년 동안 근무하며 지역의 핵심 권력자로 자리매김 했다.

 

중국 현지에 따르면 칭하이성 활동 당시 그는 시진핑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의 묘지를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시진핑 주석의 눈에 띄었고 이후 측근으로 자리 잡았다. 또 그의 할아버지는 국공내전 중 장제스를 납치해 국공합작을 경정하게 된 시안 사병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시중쉰과도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은 2012년 제 18차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선됐고 이후 공산당 중앙조직부 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전인대 상무워윈직에 오른 뒤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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