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 외에도 '윤석열 대선 캠프' 운영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메세지가 공개됐다.
뉴스타파가 지난 9일 보도한 창원지검 검찰 수사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명씨에게 직접 언론 인터뷰 답변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명씨가 지목한 캠프 선대위원장 후보를 임명하기도 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검찰은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강혜경씨가 보관하고 있던 명씨 PC에서 윤 대통령 부부가 2021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나눈 카카오톡 및 텔레그램 메세지 캡처 파일 280개를 복원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보름여 만인 2021년 7월 16일 명씨에게 황준국 주 영국대사의 프로필을 공유하며 '이 사람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라고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다음 날 황 전 대사는 윤석열 캠프의 후원회장으로 임명됐다.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 경선이 끝난 직후에도 주요 인사를 추천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17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캠프 총괄공동본부장 후보 4명과 비서실장 후보를 추천했다. 그는 주호영 5선 국회의원을 1순위로 두고 윤상현, 김태호, 나경원 의원을 차례로 언급했다. 한 달 뒤 주 의원은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김 의원은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윤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한 2021년 6월 2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언론 대응 방안을 알려주기도 했다. 명씨가 "X파일 질문은 강하고 짧게 잘라서 응대하라"라고 하자 김 여사는 "넵"이라고 대답했다.
여기서 X파일은 윤 후보와 김 여사 일가 관련 비리를 종합한 문건이다. 윤 대통령은 실제로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자 "실체가 불분명한 문건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일명 '발광체-반사체 논쟁'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명씨가 써준대로 발언했다. 같은 날 명씨는 김 여사에게 "윤석열 총장은 발광체냐? 반사체냐?"는 물음에 "정치인은 모두 반사체다. 국민이 발광체다.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비추는 반사체다"라고 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윤 대통령은 명 씨가 말한 그대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명씨에게 인터뷰 최종 검수를 부탁하기도 했다. 2021년 7월 21일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연합뉴스 인터뷰 답변서'라는 제목의 한글 파일을 전달하며 "간략한 방향 좀 부탁드립니다. 내일 오전에 전화드릴게요"라고 적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인터뷰가 오후 3시. 특히 뉴스인터뷰 1에서 4번"이라며 구체적으로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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