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CES 2025 행사장에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밝혀 K반도체 업계가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황 CEO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과의 회동 후, 삼성전자의 칩을 신형 GPU에 채택하겠다고 언급해 최근 제기된 한국 반도체의 '패싱' 우려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발언은 K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CES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젠슨 황 CEO와 피지컬 AI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한국은 제조업의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디지털 트윈 등 최신 기술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GPU인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한다고 언급했을 때, 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GDDR7 제품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고, 황 CEO가 두 회사의 GDDR7 개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듯한 발언을 하면서 긴장이 높아졌다.
이후 황 CEO는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며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는 삼성을 시작으로 다양한 파트너사의 GDDR7 제품이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제품에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켰지만, 여전히 엔비디아의 결정이 K반도체에 주는 영향력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다가오면서 '자국 우선주의'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K반도체 업계가 안정적인 거래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I칩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의 거래선은 훨씬 다양하다"며 "우리의 위상을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간담회에서 "AI는 이제 선택사항이 아니며, 모든 산업에 전방위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며 AI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AI 인프라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그룹과 삼성전자의 부스를 둘러보며 반도체와 AI 관련 내용을 꼼꼼히 챙겼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황 CEO와의 회동을 통해 이 관계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젠슨 황 CEO의 발언에 힘입어 K반도체 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여전히 엔비디아와의 관계가 변동성을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K반도체의 미래는 단순히 젠슨 황 CEO의 발언에 의해 결정되지 않겠지만, 그가 보여준 협력 의지가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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