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의료계에 “의대 정원 제로베이스서 협의하겠다”

정부가 지난달 3일 발표된 비상계엄 포고령과 관련해 의료계에 사과의 뜻을 전하고, 사직한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5년 교육부 주요 정책 추진계획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 포고령 내용은 정부 방침과 전혀 다르다"며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 관계자들에게 깊은 유감과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일 불법 비상계엄 당시 발표된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에는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의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이 부총리는 또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유화책도 내놨다. 그는 "사직 전공의가 복귀하면 차질 없이 수련이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며 "현재 전공의 수련 규정은 사직 후 1년 내 복귀를 제한하고 있으나 전공의가 사직 전 수련한 병원과 전문과목으로 복귀하는 경우엔 수련특례 조치를 통해 이러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사직한 의무사관 후보생이 수련에 복귀하면 수련을 마친 후, 의무장교 등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1년 이내 동일 과목이나 동일 연차 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지난해 2월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지난해 7월 사직이 공식 처리돼 올 3월 복귀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특례 조치로 인해 내년 상반기 추가 모집을 통해 수련을 재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병역 문제 역시 전공의 복귀의 큰 걸림돌이었다. 사직한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병역법에 따라 입영 대상자로 전환된다. 병무청은 3월 입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입영 일정 조정 가능성이 열렸다.

이 부총리는 24학년도 휴학생과 올해 신입생 7500여명이 동시에 수업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학생이 복귀만 한다면 대학과 협력해 대학 전체 자원을 활용하고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해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에도 26학년도 의대 정원 등 논의를 이어가자고 호소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나간다면 26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 규모도 의료인력 수급전망과 함께 대다수의 학생들이 지난해에 수업에 참여하지 못한 점, 각 학교 현장의 교육여건까지 감안해 제로 베이스에서 유연하게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이번에 당면한 문제 뿐 아니라 중장기 의학교육에 대해서도 대학 현장, 의학교육 전문가와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의학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공의를 향해서도 "지난 1년동안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잠시 뒤로 미루고 수련 현장을 떠나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며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투자 뿐 아니라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를 하기 위한 협의의 장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기능과 역할,독립성 강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료계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의대생들에게는 학교 복귀를 요청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 장관으로서 미래를 향한 꿈과 열정으로 가득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학업을 멈추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고민하고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의료계의 우려와 건의에 대해서는 정부가 의료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해 해결하겠다. 학생 여러분들은 이제는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매진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훌륭한 의료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