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응급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질병에 걸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이 발표됐다. 사진은 마을의 전경. /사진=사진=Comune di Belcastro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내 마을 벨카스트로 주민들은 최근 법령에 따라 "응급 의료 지원이 필요한 질병에 걸리지 말 것"이라는 공지를 받았다.
또 법령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을 감수하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은 물론 여행이나 스포츠를 하지 않고 집에 머물 것을 요청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안토니오 토르키아 시장은 다소 현실성이 없는 해당 법령은 벨카스트로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CNN은 해당 법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로 알려진 칼라브리아 내 벨카스트로 마을의 인구는 1300명이다. 마을 인구 중 절반이 노령 인구로 구성돼 있어 응급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많은 젊은이가 농촌을 떠나면서 지역 소멸 문제를 겪고 있다.
해당 마을 지역 병원은 자주 문을 닫고 있는 가운데 공휴일이나 근무 시간 외에는 당직 의사도 없는 상황이다. 가장 가까운 응급실마저 마을로부터 약 45㎞ 떨어져 있다. 심지어 응급실로 가는 도로는 30㎞로 속도 제한이 걸려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2009년부터 벨카스트로 마을 병원 18곳이 문을 닫았다.
토르키아 시장은 지역 매체에 "이건 단순한 도발이 아니다. (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고 어려운 마을 상황을 주목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라며 "법령은 마을의 공공 의료원이 정기적으로 문을 열 때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 서비스를 마을에 제공하지 않는다면 벨카스트로 마을은 1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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