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채연 기자] 경기 침체와 중국인 단체 관광객 감소 여파 등으로 면세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면세점들이 수장을 교체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이끄는 신세계면세점을 제외한 롯데·신라·현대 등 주요 면세점 3사는 새 리더를 선임했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 수장 교체 카드를 꺼낸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새로운 대표이사로 김동하 전무를 낙점했다. 롯데지주 HR혁신실 기업문화팀장 김동하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이사로서 면세 사업을 이끌게 된 것이다.
김 전무는 1997년 롯데웰푸드에 입사해 롯데 정책본부 개선실, 롯데슈퍼 전략혁신부문장 등을 역임해 왔다. 지난해 6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업황 개선에 나섰던 롯데면세점은 사업과 조직을 강하게 개혁할 적임자로 김 전무를 지목하고 전사적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체질 개선은 곧바로 적용됐다. 롯데면세점은 김 전무를 리더로 맞이한 이후 서울 명동 소재 면세점 ‘나우인명동(구 LDF하우스)’의 영업 종료를 알리며 매장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는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해외 면세점 중 경영 상태가 부실한 점포 철수를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당장 매출을 올리기보다 상품경쟁력을 높여 개별관광객 비중을 확대하고, 사업구조 개선을 통한 전사적인 체질 개선 우선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경영 활동에 중점을 두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호텔신라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김준환 호텔신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면세사업 담당 TR(Travel Retail)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삼성전자 출신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호텔신라 경영지원실 재무그룹장으로 합류해 면세 부문 재무그룹장을 거쳤다. 호텔신라는 재무전문가 김 부사장을 필두로 면세점 실적 개선에 나선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앞으로 소매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고 투자비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시장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내실 경영에 주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면세점은 신임 대표이사로 박장서 신임 대표(전무)를 앉혔다. 박 대표는 1992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해 신라면세점·두타면세점을 거쳐 지난 2020년부터 현대면세점에서 영업본부장·상품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33년간 면세업계에서 커리어를 이어온 면세업 전문가다.
박 대표는 신규사업과 상품기획(MD)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현대면세점의 2호점인 동대문점을 비롯해 같은 해 9월 현대면세점의 첫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DF7)과 지난 2023년 7월 두 번째 사업권(DF5)을 따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현대면세점은 새로운 수장과 함께 경쟁력 있는 브랜드의 지속적인 유치는 물론, 국내외 마케팅도 강화해 사업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시내면세점(무역센터점·동대문점)과 공항면세점 연계 브랜드 유치 등 시너지를 강화해 면세사업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면세 쇼핑 트렌드 변화에 맞춰 개별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한 프로모션과 제휴 서비스를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도 고객 특성에 맞는 세분된 MD 구성 및 타깃 마케팅을 통해 고객 편의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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