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남4구역 시공업체 선정이 오는 18일로 다가오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합의 표심을 얻기 위해 홍보를 넘어 비방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공사비만 최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한남4구역은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지하 4층~지상 23층 51개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 조성 계획이다.
1구역부터 5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 되는 한남뉴타운 중 한남4구역은 위치와 일반분양 물량 등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능력평가 1·2위를 다투는 건설사들이 참여한 이유다.
조합원 대상 예약제로 운영중인 양사의 홍보관은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용산구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올해 초 평일 오전에 방문한 홍보관에는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내부는 각 관계자들이 마련된 비교용 대형모형도 앞에서 한강조망권과 관련된 열띤 설명이 이어지고 있었다. 또한 동일하게 1시간가량 프레젠테이션(PPT) 발표가 준비돼 있었다.
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대형모형도. = 박선린 기자
"삼성물산의 1652가구가 한강 조망권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어떻게 나온 건지 확실한 근거가 없어요. 저희는 AI 기술을 통해 실험한 결과, 총 849세대가 한강 조망이라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또한 프리미엄 한남에 '복도식 구조'라니, 전혀 입주민을 고려한 설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저희 디에이치는 국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고급 주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 현대건설 관계자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사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해 보시길 당부 드립니다. 이주 완료로부터 9개월 이내로 못 박은 저희의 사업조건과 달리 관련 조항을 아예 삭제해 버렸습니다. 저희 삼성물산은 특화 설계를 적용해 외관에서부터 조경에 이르기까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역대급 차별화 제안을 마련한 것은 물론,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했습니다." - 삼성물산 관계자
이처럼 현장에서의 홍보활동은 비방전도 과열되고 있었다. 상대측 계획안을 비판하며 깎아내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등 '문제점 찾기'에 치중된 분위기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대형모형도. = 박선린 기자
특히 이번 수주전은 서울대 건축공학과 동문인 양사 대표들간의 자존심을 건 경쟁으로까지 번졌다는 평가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와 올해 부임한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가 각각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첫 대결로 부각되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는 지난 4일 진행된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2차 합동설명회에 참석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부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이러한 대표들의 자존심 경쟁에 이들은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에 공사비 1조5695억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인상분 314억원 부담, 추가 공사비 증가분 650억원 선반영 등을 제안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3조원 규모의 사업비도 자체 조달로 공공기관 보증 수수료도 절감이 가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단지명 '디에이치 한강'의 현대건설은 총 공사비 1조4855억원으로 조합원 1명당 약 7200만원씩을 절감시켜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주 철거 후 즉시 착공과 공사중단 없는 책임준공을 확약하며 49개월의 총 공사기간을 약속했다.
양사의 홍보관을 모두 방문했다는 조합원 A씨(63)는 "양사가 시공조건을 비롯한 각종 혜택 및 지원에 다양한 전략을 쏟아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제시한 조건들이 실현되기만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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