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센 규제" 전세대출 보증 인하에 서민 부담 가중 우려

"예상보다 센 규제" 전세대출 보증 인하에 서민 부담 가중 우려

이데일리 2025-01-10 13:59:31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 인하 정책을 두고 금융권에선 ‘예상보다 강한 규제’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서민층에게 미치는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 강북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전·월세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대책의 핵심은 전액 보증을 부분 보증으로 돌리는 것이다. 현재 100%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보험의 전세보증 비율을 90%로 낮추겠다는 얘기다. 보증비율이 100%면 은행은 대출금을 못 받아도 손실을 보지 않으니 대출을 쉽게 내주는 경향이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200조원까지 커진 전세대출을 조여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지금까지 HUG와 SGI서울보증보험은 100%, 주택금융공사는 90%까지 전세대출을 보증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1분기 중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로 내린다.

문제는 소득이 높지 않은 서민·실수요자들이다. 100% 보증을 90%로 낮추면 나머지 10% 부분은 결국 일종의 신용대출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차주 입장에서 대출 한도가 줄게 된다. 예컨대 3억원의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기존에는 3억원 모두 보증이 나왔지만 보증 비율이 90%면 2억7000만원까지만 보증이 나온다. 나머지 3000만원은 신용대출을 받야아 하기 때문에 기존에 신용대출이 있는 상태라면 사실상 나머지 금액을 다 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긴다. 거기다 자기 책임이 커지는 은행은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가 오를 수도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을 쓰고 있다면 신용 공여 등으로 대출 한도가 깎여 보증이 안 되는 10% 금액을 다 대출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또 거꾸로 전세대출을 받고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10% 부분에 사용된 대출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고소득자는 별 상관이 없겠지만 소득이 높지 않은 차주들은 전세대출을 받으면서 무보증 신용대출 한도가 줄면 급전이 필요할 때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카드론 등으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수도권의 경우 이 보증 비율을 더 낮추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향후 영향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보증 비율을 80%까지 내린다고 가정하면 3억원의 전세대출을 받을 때 6000만원을 신용대출로 받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 세입자의 월세 전환이 늘어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엔 월세값이 많이 올라 보증 비율을 낮추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임대인들도 월세를 더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