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경호처장, 경찰 출석 "대통령 걸맞은 수사 돼야.. 현 방식 국격 안맞아"

박종준 경호처장, 경찰 출석 "대통령 걸맞은 수사 돼야.. 현 방식 국격 안맞아"

폴리뉴스 2025-01-10 12:05:21 신고

경찰 출석한 박종준 경호처장 [사진=연합뉴스]
경찰 출석한 박종준 경호처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지난 3일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앞서 두차례 소환에 불응한 박 처장은 이날 3번째 출석 요구에 응하면서 "현재의 체포영장 집행은 국격에 맞지 않다"며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당시 영장 집행을 방해한 경호처 직원에 대해 신원확인 절차에 돌입했다. 신원이 확인되면 가담 정도를 고려해 형사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경호처 내부에서는 동요가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경호처장 "체포영장 법리적 이론 있어"

경찰, 영장 방해한 26명 신원 확인 요청.. 형사 처벌 예고

박종준 경호처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경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해 "현직 대통령 신분에 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공수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진입했으나 박 처장은 경호처와 경비단을 동원해 이를 저지했다.

이에 경찰은 박 처장을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고 지난 4일과 7일 출석을 요구했다. 박 처장은 두 차례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으나 이날 3차 출석 요구에는 응했다.

이날 박 처장은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며 "우리나라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상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간 최상목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 정부기관 간 중재를 건의드렸고, 또 대통령 변호인단에도 제3의 대안을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경찰이 친정인 제가 경찰의 소환을 거부하고 수사받지 않는다면 국민 누가 경찰의 수사를 받겠느냐"며 "경찰 소환 조사에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이어 "다만 변호인단의 준비가 다소 늦어져 오늘 응하게 됐다"며 "수사기관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내용은 수사 과정에서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답했고,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왜 막느냐'는 질문에 "여러 법리적 이론이 있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체포영장 집행에 계속 협조하지 않을 생각인지'에 대해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고, '법원에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는 지적에는 "체포영장 집행이 있은 후에 법원에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며 "그때까지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 특별수사단은 지난 3일 영장 집행 방해에 동원된 26명에 대한 신원확인 요청 공문을 대통령경호처에 발송했다. 

경찰은 당시 불법행위 가담 정도 및 향후 불법행위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채증자료 판독 결과에 따라 추가로 신원 확인을 할 예정이다. 

경호처 직원 "춥고, 불안.. 직원들 동요가 크다" 윤건영 "내부 부글부글"

이처럼 경찰이 경호처에 대한 형사 처벌 방침을 밝히자 내부의 불안함이 엿보이는 메시지가 공개됐다.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윤석열 체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고 한다"면서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현재 근무 중인데, 춥고 불안하다"며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다수 직원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며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 서 있는 정도"라는 내용도 있었다. 

이어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며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길 바란다.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9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경호처 내부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그분들이 배워왔던 게 있고 일반 상식이라는 게 있다. 그런데 그중 일부, 김용현을 절대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이 어떤 짓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내부에서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호처 내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수면 아래에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면서 "일부 수뇌부들이 지금 벌이는 이 망언과 행동에 대해 굉장히 불만이 많다고 한다. 사석에서는 '저 사람들 미친 거 아니냐'는 식으로까지 이야기한다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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