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이어 국립대까지···대학가 등록금 ‘도미노 인상’ 조짐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2025학년도 등록금 관련 거점국립대학총장 협의회’ 영상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유진 기자 | 서강대학교와 국민대학교가 최근 2025학년도 학부 등록금을 인상한 데 이어 국립대학들까지 등록금 인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민대는 지난 2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어 올해부터 학부 등록금을 전년 대비 4.97% 올리기로 했다. 또한 서강대도 최근 4.85% 인상을 결정했다.

특히 연세대, 경희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복수의 주요 대학들도 올해 등록금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등록금 인상 움직임은 사립대에 이어 국립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거점국립대학 총장들은 지난 8일 교육부와의 등록금 관련 간담회에서 ‘어려운 시기에 특별히 국립대가 동결에 협력해 달라’는 오석환 교육부 차관의 부탁에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 차관은 “학교 재정이 장학금 지원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 개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으니 함께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대학가는 교수 채용의 어려움 및 열악한 시설 등 재정난 악화로 인한 피해가 심해지고 있어,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해 등록금 동결 대학에 대해 국가장학금 II 유형 참여 조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대학가는 등록금을 올리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분위기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 운영 전 분야에 걸쳐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며 “정부가 등록금에 대한 간접 규제를 풀어 법정 인상 한도까지는 대학별 판단에 따라 인상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검토와 관련해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화여자대학교 중앙운영위원회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대강당 앞에서 ‘등록금 인상 반대 이화인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화인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한다”며 “졸속적인 등록금 인상 논의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학 본부의 재정 위기는 대학생들의 오랜 등록금 동결 탓이 아니다”라며 “대학 재정 운용을 제대로 못 한 대학 본부의 책임이자 대학 운영에 책임을 지지 못한 법인의 책임, 대학교육의 책임을 외면한 정부의 책임이다. 이 모든 책임을 학생들에게 지우려고 한다”라고 비판했다.
 
동국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통해 “학교 재정 부족의 책임을 등록금 인상으로써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학교 측의 입장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학교는 등록금이 포함된 기존의 자금을 낭비 없이 적합하게 운용했는지 성찰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며 "동국의 재정적 책임은 학생들이 아니라 운영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학교법인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