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대규모 유상증자로 소액주주의 반발을 사고 있는 차바이오텍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이번 유증과 관련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 받으며 유증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차바이오텍이 유증과 관련해 내놓은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지난 9일 요구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가 형식 요건을 갖추지 않았거나, 중요사항이 누락·허위 기재되었을 경우, 또는 기재 내용이 불명확해 투자자의 판단을 저해하거나 오해를 초래할 소지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기에 아직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 제출이 없을 경우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비오텍은 “정정 요구 사항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주주 반발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차바이오텍은 이수페타시스나 두산 합병 등과 같은 형태로 굴러가지 않을까 싶다”면서 “회사와 주주 사이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5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전격 발표했으나,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금융당국은 두 차례에 걸쳐 정정을 요구, 특히 2차 정정요구서에서는 주주 설득 노력에 대한 구체적 기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20일 장 마감 이후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총 2314만8150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이는 기존 회사 주식의 약 40%에 달한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 12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 1100억원 △시설자금 200억원에 투입될 예정이다. 타법인 증권 취득에 우선적으로 배분되며, 이 자금은 차헬스케어와 마키타바이오 등 종속회사 출자에 쓰일 방침이다. 차바이오텍 측은 자금을 통해 전략 사업 분야인 글로벌 헬스케어, 위탁개발생산(CDMO), 차세대 치료제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증 발표 이후 차바이오텍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달 23일 유증 발표 이후 처음 열린 장에서 차바이오텍 주가는 전일 대비 29.27% 하락한 1만510원에 마감됐다. 대규모 증자가 주식 가치 희석을 초래하며 투자자들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우려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주가 급락으로 차바이오텍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금감원에 유증 철회를 요청하는 서한을 넣고, 사측에 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등 압박에 나서고 있다.
주주연대는 사측에 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철회를 비롯해 △오상훈 대표이사 해임 및 신규 감사, 사외이사 선임 △부동산 및 차헬스케어 등 계열사 매각 등을 사측에 요구 중이다.
차바이오텍 주주연대 김선우 대표는 “차바이오텍 오상훈 대표는 주주들에게 유증을 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면서 “회사 측에 대한 요구안 관철은 계속될 것이고 향후 소송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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