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주도 세미나서 “사모펀드 ‘적대적 M&A’ 등 부도덕한 활동 견제해야”

▲ 고려아연 본사. 사진=고려아연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태 등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추진 과정에서 최근 여러 논란이 빚어진 가운데, 이러한 부도덕한 활동을 견제를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모펀드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에서 사모펀드가 투자자에 대한 수익 회수 목적으로 단기 재무구조 개선과 주가 부양 우선주의 경영 등을 추진하면서 기업의 장기적 성장을 방해하는 논란을 낳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모펀드의 역할은 기업의 실질적 경영 혁신을 유도해내는 것이어야 하고, 그런 취지에서 전문적 지식을 토대로 투자해야 하는데 적대적 M&A 사례들이 생겨나고 있다”라며 “사모펀드가 기업의 매력적인 수익 구조를 보고 접근해 오히려 비용을 늘리는 경우도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대적 M&A란 대상기업 동의 없이 또는 경영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뤄지는 기업 인수 및 합병”이라며 “외국계 자본이 적대적 M&A를 통해 국내 기업을 장악할 경우, 기술 유출 및 국내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국가 경제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풍·MBK파트너스와 현재 경영진이 경영권을 두고 분쟁하고 있는 고려아연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기업인데 적대적 M&A가 시도되고 있다”라며 “영풍 측이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구조조정 등 우려점을 고려한다면 대형 사모펀드의 경영이 필요한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성호 경기대 행정사회복지대학원 교수도 적대적 M&A를 방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우선 우리 기업이 적대적 M&A에 대응할 수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 등 경영권 방어 수단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라며 “적대적 M&A의 긍정적 측면은 살리고 부정적 측면은 제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대적 M&A에 대해 산업 경쟁력, 고용안정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개입도 중요하다”라며 “외국계 사모펀드의 국가기간산업 등 경제 안보 관련 부문 투자에 대해서도 정책 개입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토론회를 주최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창업가의 회사 매각 및 자본 회수를 지원하고, 부실기업에 신성장 동력을 제공해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도 기여 해왔다”면서도 “때로 ‘인력 감축’, ‘단기 성과 추구’, ‘냉혈 자본’, ‘쥐어짜기’, ‘먹튀’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라고 진단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이후 고용 인원은 약 2만5천명에서 1만9천500명으로 감소했고, 노동조건은 더욱 악화됐다”라면서 “비단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에서 반복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본 이동의 불투명성과 노동권 침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부족해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