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새 대통령 2년여만에 선출…“헤즈볼라 약화 반영”

레바논 새 대통령 2년여만에 선출…“헤즈볼라 약화 반영”

이데일리 2025-01-10 10:35: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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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레바논이 9일(현지시간) 새 대통령을 2년 여만에 선출했다. 외신들은 미국 등이 선호하는 인물이 레바논 신임 대통령으로 뽑히면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약화된 영향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조세프 아운 레바논 신임 대통령.(사진=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의회는 재적 의원 128명 중 찬성 99명으로 군 참모총장 조세프 아운의 대통령 선출안을 의결했다. 레바논은 간선제를 택하고 있다.

아운 신임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연설에서 “레바논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라면서 향후 국가가 무기를 독점적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과 충돌하는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를 재건하겠다면서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놓인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는 “아운 대통령 선출은 레바논을 비롯한 중동 전역의 세력 균형의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평가했다. 레바논 정치 시스템에서 헤즈볼라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지난해 헤즈볼라를 겨냥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대적인 공세를 퍼부으면서 레바논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지난 12월엔 50여년 동안 대를 이어 시리아를 철권통치한 알아사드 정권이 무너졌다. 헤즈볼라와 알아사드 정권 모두 시아파 이슬람 세력의 중심인 이란의 지원을 받았다. 레바논 내에서 이란에 의해 가려졌던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영향력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레바논에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아운 대통령의 선출이 레바논의 안정과 우호적인 이웃 관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사 존슨 주레바논 미국대사는 로이터에 아운 대통령 선출에 대해 “매우 기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레바논 대통령직은 지난 2022년 10월 미셸 아운 전 대통령이 6년간 임기를 마치고 난 후 공석이었다. 그동안 레바논 의회는 차기 대통령을 뽑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치적 분열로 인해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로이터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레바논의 기독교 정당 마라다의 지도자이자 헤즈볼라가 대선 후보로 선호하는 슬레이만 프랑지에가 사퇴하고 군 참모총장 아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으며, 프랑스와 사우디 특사들이 베이루트를 오가며 그의 선출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왕실에 가까운 한 소식통은 프랑스, 사우디와 미국 특사들이 헤즈볼라와 가까운 나비 베리 국회의장에게 사우디를 포함한 국제 금융 지원이 아운 대통령 선출 여부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운 대통령의 선출에 대해 축하 성명을 발표하면서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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