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교육은 어릴 때부터 해야 효과가 있다는 말을 흔히들 한다.
한국의 극성 부모들은 십대 때부터 돈에 대한 관념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유대인 교육에 대해 열띤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BNK경남은행‧웰컴저축은행‧DB손해보험 등 금융사들은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후 금융교육'을 진행해 주목받기도 했다.
초중고를 거쳐 사회에 나오자마자 접하게 되는 세상은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금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 때부터 금융 관점에서 삶의 가치와 지혜를 전해주는 콘텐츠들을 접한다면, 이보다 한 사람의 미래를 더 효과적으로 성장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탄탄한 금융적 가치관을 토대로 아이들은 꿈과 희망을 품으면서도 보다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은 숫자와 통계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분야라는 고정관념이 강하다. 실제로도 많은 금융 서적들이 읽기에 어렵다.
그렇다면 금융인이나 금융사가 창작한 동화들을 통해 에둘러서 금융적 가치관을 키워보면 어떨까?.
이들 동화는 표면적으로 직접적인 금융 지식을 전달하지는 않지만, 동화 기저에 흐르는 금융적 가치관을 어린이들에게 전달해주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케네스 그레이엄의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The wind in the willows)이란 동화는 영국에서 가정마다 한 권씩 꼭 소장해야 할 책으로 꼽힌다. 유명 작가인 '해리포터'의 조앤 K. 롤링이나 '곰돌이 푸'의 앨런 알렉산더 밀른도 이 동화의 팬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 속에 삶의 가치를 담아내는 스토리가 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이 동화의 저자인 케네스 그레이엄은 이색 경력으로도 눈길을 끈다. 1859년에 영국 에딘버러에서 태어난 저자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영란은행에 들어가 금융인으로 30년 넘게 일한다. 그는 젊은 나이에 최고 임원이 될 정도로 성공적으로 은행원으로 일하면서도 문학 창작에도 몰두했고, 발표한 글들이 좋은 반응을 얻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유튜브에는 이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동명 영화가 누구나 볼 수 있게 올라와 있다. 1983년에 한 텔레비전 방송사가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국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이듬해부터 1990년까지는 같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52편의 TV 에피소드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1980년대를 상징하는 영국 록밴드 스톤로지즈의 기타리스트인 존 스콰이어가 제작에 참여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 동화의 백미는 두꺼비 캐릭터다. 뽐내기 좋아하는 동네 부자인 두꺼비는 신문물인 자동차를 가지고 싶은 욕심에 사고를 치다가 감옥에까지 갇히게 된다. 그 사이 두꺼비의 커다란 저택은 족제비와 담비 일당에게 빼앗기게 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두꺼비는 두더지, 물쥐 등의 친구들과 함께 저택을 탈환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극 중 두꺼비는 새롭고 신기한 문명을 좇아 친구들까지 곤경에 빠뜨리는 사고뭉치지만, 동시에 친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모험가이기도 하다.
두꺼비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두더지, 물쥐, 오소리 등의 동물 친구들은 세상과 부딪히며 삶을 헤쳐나가는 법을 배운다.
금융인 출신 동화 작가라는 이색 경력은 그의 작품 속 메시지의 깊이를 더한다. 어린이에서부터 어른까지 그가 전하는 삶의 지혜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최근 국내 금융사들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 창작에 팔을 걷어붙여 눈길을 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최근 '왕구와 므왕이' 캐릭터를 활용한 창작 동화 3편을 그림책으로 제작했다. 이 그림책들은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어린이집에서 열람할 수 있다. 또한 각 영업점에도 배포해 어린이 고객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했다.
창작 동화 3편은 2022년 '캐릭터 창작동화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들로, 각각 '별을 헤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 '달님을 찾아서', '울어도 괜찮아' 등이다.
당시 수상 작가 중에는 대학생도 있어 화제가 됐다.
유지영 NH농협손보 부사장은 지난달 해당 그림책들을 농협중앙회 어린이집에 기부하는 자리에서 "회사 캐릭터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어 매우 뜻깊었다"며 "이 동화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해 고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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