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간다] ‘장하원 무죄’ 참담한 디커펀드 피해자…분조위 언제?

2019년 여름부터 연쇄적으로 불거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많은 금융 소비자 피해를 야기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제정되고 금융사들이 내부통제를 재정비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은 있었지만, 피해 구제 절차는 온전하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남아있는 피해자들의 고통은 가중된 모습입니다.

더 나아가 피해자들은 금융사들의 잘잘못을 입증해야만 원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 만큼, 철저한 진실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볼수록 얽히고설킨 사모펀드 사태. 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고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해소되며 금융시장에 정의가 바로 서기까지,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고자 합니다.

[그래픽=황민우 기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전 대표가 디스커버리펀드를 불법 운용한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최종 무죄를 선고했다. 디커펀드가 환매 중단된 지 6년 만이다.

디커펀드 피해자들은 이번 대법 판결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 심정이다. 장 전 대표의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대법에서 뒤집히는 결과를 기다렸지만 끝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매 중단된 금액을 100% 돌려받기 위해 피해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건 금융감독원이 다시 개최할 가능성을 열어둔 분쟁조정위원회뿐이지만 이 또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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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운용 장하원 전 대표 무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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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 9일 디스커버리운용 장 전 대표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장 전 대표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디스커버리운용 김 모 투자본부장과 김 모 운용팀장도 이날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7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디스커버리운용이 만든 디커펀드는 지난 2019년 4월 환매 중단돼 피해 금액만 2500억원에 달한다.

디커펀드에 투자했다가 환매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장 전 대표가 사전에 펀드의 기초자산이 부실하다는 점을 알고도 대규모 투자자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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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펀드 불법 운용 정황 발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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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황민우 기자]

장 전 대표에 대한 판결 결과를 들은 디커펀드 피해자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진실을 규명하고 투자금 100%를 돌려받기 위해 기다린 시간만 6년을 넘어가고 있어서다.

디커펀드의 불법 운용 정황은 금감원을 통해 이미 밝혀진 바가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21년 5월 디커펀드에 대해 불완전 판매를 인정했다. 또한 분조위를 통해 디커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IBK기업은행이 40~80%의 비율로 투자자에 대해 배상해 줄 것을 권고했다.

추가적으로 금감원은 2023년 8월 실시된 추가 검사에서 디스커버리운용의 위법 행위가 새로 발견됨에 따라 분조위의 재개최 필요성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디스커버리운용이 디커펀드의 투자제안서를 거짓으로 기재하고 펀드 돌려 막기를 하는 등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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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조위 재개최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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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감원이 다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던 분조위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피해자들은 디커펀드의 사기성에 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기에 합리적인 배상을 받기 위한 분조위 재개최가 간절하다. 

그간 디커펀드 판매사들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적 화해를 실시해 왔지만 피해자들은 원금 100%를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판매사와 운용사에게 100%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 판매사가 제시하는 사적 화해를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는 현재 50~60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더리브스는 분조위 개최 시기를 묻기 위해 금감원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 이의환 상황실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대한민국에서 2500억원 이상이 환매 중단되고 이렇게 큰 금융 사건으로 피해자들의 삶이 바뀌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아직까지 디커펀드 피해자들과 자율 합의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기업은행을 통해 디커펀드에 가입했다가 환매받지 못한 피해자 중 75.1%는 기업은행과 자율 합의를 완료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금감원 분조위에서 결정된 배상안을 기준으로 투자자들과 자율 합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