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익 악화 전망에 주목받은 우리은행 비이자 사업

은행권 이자익 악화 전망에 주목받은 우리은행 비이자 사업

한스경제 2025-01-10 07:40:34 신고

3줄요약
은행권의 수익성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가득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 개선을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스경제 DB
은행권의 수익성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가득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 개선을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올해 은행권의 수익성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가운데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 개선을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우리은행은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포트폴리오·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역량 강화·완전 판매를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자산관리 경쟁력 제고에 나섰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비이자이익을 거둬들였다. 

최근에는 신사업 발굴을 위해 가상자산 수탁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국제 금융 중심지인 영국에 트레이딩센터 신설을 준비하며 비이자이익 다각화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는 자산 중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이자이익에 편중돼 있는 은행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해 준다. 이자이익은 저금리·저성장이 지속되면 순이자마진 및 대출자산 규모 축소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 '자산관리 집중' 우리은행, 은행권 최대 비이자익 달성

우리은행은 지난해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의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며 은행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투자상품 평가모델인 WISE(Woori Investment-Product Scoring Entity)를 기반으로 판매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중심의 영업을 행하고 있다. 

이에 고객 투자성향과 상품별 위험등급을 연계한 자산분배전략 모델을 개발하고, 고객별 예금부터 채권·펀드·파생결합 증권 등을 조합한 맞춤형 투자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자산관리 전문가의 1:1 맞춤형 컨설팅 제공, 특화채널(투체어스)의 양적 확대와 동시에 서비스 질적 향상도 함께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은행은 아시안뱅커(The Asian Banker)가 주관한 ‘글로벌 웰스 앤드 소사이어티 어워즈'에서 ‘대한민국 최우수 개인 자산관리 은행'으로 선정됐다. 우리은행은 아시안뱅커로부터 △혁신적 자산관리 솔루션 △투자상품·고객수 증가 △채널 확대 운영 등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은 9789억원으로 2023년 동기(5579억원) 대비 무려 75%나 급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절대적인 수치는 물론, 2023년 동기 대비 증가율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 (7371억원·2.6%↑) △신한은행(6775억원·27.5%↑) △KB국민은행(6185억원·0.39%↑) 등이 뒤를 이었다. 

비이자이익 가운데 수수료이익이 2023년 동기 대비 17.5%가 증가해 7829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서 유가증권이익이 187% 증가한 6610억원을 기록했고, 외환·파생이익은 17.8% 줄어든 2475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올해도 비이자이익 개선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먼저 비이자이익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줄어든 외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6월에 런던드레이딩센터를 오픈한다. ‘런던트레이딩센터’는 지난해 7월 설치한 ‘런던 FX데스크’를 기반으로 외환거래(FX)·유가증권·파생상품 등 자체 자금 운용뿐만 아니라 환전·환헷지 등 고객 거래 업무까지 수행 가능한 해외 거점점포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런던트레이딩센터’가 설립되면 런던 금융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운용자산 다변화가 가능해지며, 국내 정책당국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 추진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의 현지법인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소 △외국인 투자자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수탁시장에도 진출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디지털자산 수탁 기업인 비댁스 주식회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가상자산 수탁 비즈니스 협업 △블록체인 기술 노하우 공유 △공동사업 발굴 및 사업추진 등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했다.

◆ 이자익 증가세 둔화 전망…비이자익 개선이 중요한 이유

최근 매년 역대급 실적을 쌓아온 은행권의 올해 실적 전망은 녹록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 등의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연체 규모 확대 그리고 대출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은행 수익성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은행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3분기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14조6000억원으로 이전 분기(14조9000억원) 대비 3000억원(1.9%)이 감소했다. 이는 이자수익자산 증가(0.8%)에도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순이자마진이 큰 폭으로 축소한 영향이다. 

잔액 기준 분기별 예대금리 차이를 보면, 2023년 12월 2.53%였던 예대금리차이는 2024년 3월에는 2.50%, 6월엔 2.36% 그리고 9월에는 2.24%까지 하락했다. 

이에 순이자마진은 2023년 4분기 1.63%를 시작으로 2024년 1분기 1.63%, 2024년 2분기 1.60%, 2024년 3분기 1.52%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장기간 이어졌던 고금리 기조가 저금리 기조로 전환하며 향후 이자이익 전망도 밝지 않다. 일반적으로 금리하락 시기에는 은행의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은행의 경우 대체로 이자부자산이 이자부부채보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금리가 떨어지면 이자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을 나타낸다"면서, "또한 단기적으로 보면 만기가 일정기간 고정된 예금금리보다 금리변동주기가 짧은 대출금리에 금리인하 효과가 보다 빠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이자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축소로 은행의 핵심이익창출원인 이자이익 규모가 정체 또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금리 인하기에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장기저축성예금 비율이 하락하는 등 자금조달 안정성이 약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올해는 어느 해보다 비이자이익 개선이 은행권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이자수익 업무 확대는 자산 중심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은행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시켜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선 은행 내부적 역량 축적과 함께 신탁업 활성화, 자산관리 확대, 벤처투자 사업모델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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