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팽팽한 실손 개편 토론회" 고성에 진행 차질 빚기도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비급여 실손보험 개혁 방안 정책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 김정후 기자

[프라임경제] 실손보험 개편을 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소비자와 보험사는 물론 의사들까지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는 격앙된 반응을 보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9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비급여 실손보험 개혁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국민건강보험공단에 더해 보험연구원·손해보험협회·학계 관계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리했다.

실손보험 개편은 그간 정부에게 있어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로 꼽혔다. 개선의 필요성은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으나, 이해관계자가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도 시작부터 고성이 오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의 개회사가 진행하는 가운데 보험이용자협회 활동가들이 "보험사 개혁이 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반발이 계속되자 박 차관이 직접 대화를 위해 이들과 함께 현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개편안에 불편한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비급여 관리 방안 토론에서 지영건 차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이전 박근혜, 문재인 정부 당시 선별급여와 예비급여가 등장했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관리급여 신설에 의구심을 표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은 "(비급여를) 관리급여로 지정하면 건강보험이 부담해야 하기에 아주 소수만 가능하다"며 "직접적인 가격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문술 부평세림병원장은 병행 진료 제한과 비급여 사용 시 세세한 설명 및 동의서 의무화를 가장 동의하기 힘든 사항으로 꼽았다. 양 원장은 "셀 수 없는 소액 비급여까지 설명하는 일이 의사에게 반드시 필요한지, 의료인력 낭비 아닌지,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개편안 토론에서는 지지와 비판이 엇갈렸다. 유주선 강남대 정경학부 교수는 "실손보험 개편으로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보험료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필수적이고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만약에 급부가 축소된다면 보험료 수준도 마찬가지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중증 질환자 보장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은 보험이라는 의미에도 잘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상훈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일부 비중증 과잉 비급여 보장 축소는 있어도 중증 보장 확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보장이 축소된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에 대해 조우경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장은 "실손 보험은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관계부처 협의와 내부 검토를 통해서 지속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이권홍 금융감독원 보험계리상품감독국장은 "보장의 사각지대나 보장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최종안 방안에 있어서 금융위와 고민을 더 해보겠다"며 "계약 재매입도 객관성이나 합리성이 담보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