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사치품이었는데… 이젠 겨울철 한국인 집집마다 다 있다는 '물건'

한파주의보가 발령되고 한강이 꽁꽁 어는 추운 겨울철 이제는 많은 가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몇 가지 가전이 있다. 바로 전기요, 전기히터, 가습기 등과 같은 친숙한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이 다양한 난방 가전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해당 제품들은 아주 과거엔 일부 가정에서만 사용했지만 현재는 대중화와 기술 발전 덕분에 겨울철 난방과 건강 관리의 기본적인 도구로 쓰이고 있다. 이들 가전제품은 효율적인 난방, 쾌적한 실내 환경 조성, 전반적인 생활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70~1980년대 한국은 가전제품이 대중화되기 전의 시대였다. 당시 가구당 소득 수준은 지금과 비교해 낮았고, 전기요나 전기히터 같은 가전제품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주로 연탄난로, 온돌 같은 전통적인 난방 방식이 활용됐고, 전기를 사용하는 난방 기기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운 선택으로 여겨졌다.

특히 전력 보급률이 낮았던 시절, 난방 기기를 사용하려면 높은 전기요금을 감수해야 했다. 전기요와 전기히터는 효율성 면에서 현대의 제품들과는 달리 전력 소모가 많아 부담이 더 컸다. 당시 이런 제품들은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 같은 상류층 공간에서 먼저 도입됐고, 일반 가정에서는 '사치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며 경제가 성장하고 가전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전기요와 전기히터는 점차 대중화됐다. 또한 최근에는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들까지 많이 쏟아졌고, 가격도 하락했다. 그러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접근성이 개선됐다.

전기요는 한국 온돌 문화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침대 문화가 대중화되기 전, 바닥 난방을 선호하던 한국인들에게 전기요는 난방비를 절감하면서도 따뜻함을 제공하는 최적의 선택이 됐다. 오늘날 전기요는 전자파 차단, 스마트폰 제어, 온도 세분화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 더욱 사랑받고 있다.

겨울철 필수템 된 가정용 전기요, 전기히터 등 제품들. 자료사진. / 뉴스1

전기히터 역시 효율성을 강화하며 국소 난방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과거보다 가볍고 세련된 디자인과 함께, 과열 방지, 자동 전원 차단 기능 등 안전성을 강화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소형 가전의 수요 확산으로 전기히터는 사무실, 서재, 침실 등에서 필수품이 됐다.

겨울철 난방 기기가 보급되면서 생긴 새로운 문제는 실내 건조였다. 난방 사용으로 인해 습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겨울철, 가습기는 필수 가전으로 떠올랐다. 과거에는 젖은 수건이나 화분으로 실내 습도를 관리했지만, 현재는 초음파 가습기, 자연기화 가습기 등 다양한 방식의 제품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현대 가습기는 단순히 습도를 조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항균 기능과 공기 청정 기능까지 추가된 복합형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UV 살균 기능이 있는 제품은 세균 번식을 억제하며, 소음이 적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습기들이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미업 가습기 자료사진. / LG전자 제공-뉴스1

오늘날 전기요, 전기히터, 가습기는 단순한 난방 제품을 넘어 스마트 가전의 대표 주자로 거듭나기도 했다. 스마트폰으로 작동할 수 있는 IoT 기능,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자동 제어 시스템 등이 추가되면서 이들 제품은 편리함과 효율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1인 가구의 증가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적고 공간 효율이 높은 소형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디자인과 기능성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세련된 외관과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요와 전기히터, 가습기가 한국에서 겨울철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배경에는 난방 문화와 소비 트렌드가 결합돼 있다. 전통적인 온돌 난방에서 시작해 개별난방 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며, 한국 가정에서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게 됐다.

겨울철이 점점 더 길어지고 추위가 심화되는 기후 변화 속에서 난방 기기와 실내 환경을 개선하는 가전제품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 전기히터, 가습기 등과 같은 제품은 앞으로도 에너지 효율과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며 지속적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한파에 맞서 꽁꽁 싸맨 시민들. 자료사진.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