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정종우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겨울이 따뜻해지면 생태계 교란종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정종우 교수는 9일 이화여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어느 나라 생태계 교란종이 더 강력할까?> 라는 영상을 통해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교란종의 위협을 경고하고 나섰다. 정 교수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생물다양성 분야 권위자로, 현재 이화여대 과학교육과에서 갯강구, 등줄쥐, 물지렁이 등의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계통분류학과 집단유전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어느 나라 생태계 교란종이 더 강력할까?>
이날 영상에서 정 교수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뉴트리아를 예로 들었다. 남미가 원산지인 뉴트리아는 고기, 모피 생산 목적으로 국내 도입됐으나 2000년대 이후 경제성 하락에 따른 사육 포기 등으로 버려지면서 우리나라 생태계에 유입됐다. 그러나 수생식물의 뿌리와 농작물을 갉아 먹고 저수지 둑과 제방에 구멍을 뚫어 홍수 피해를 일으키는 등 각종 피해를 유발하면서 생태계 교란종에 지정됐다.
정종우 교수는 “뉴트리아는 따뜻한 남미 출신으로 우리나라 남부지역에 주로 정착해 있으며 특히 람사르 보존습지로 지정된 창녕 우포늪에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뉴트리아가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만 살고 위쪽으로 더 못 올라오는 이유는 겨울에 중부지방이 춥고 남부지방은 따뜻하기 때문인데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뉴트리아가 점점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시뮬레이션한 연구 결과를 보면 전국적으로 몇 년 안에 뉴트리아가 퍼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있다”면서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남아시아, 아마존 등 열대지방 외래종들이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뉴트리아 외에도 황소개구리, 블루길(파랑볼우럭), 큰입배스(큰입우럭) 등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문제가 되는 생태계 교란종에 대해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외래종이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하는 것과 반대로, 한국에서 외국으로 건너간 토종 동물들이 생태계 교란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외국으로 유입된 한국 출신 생태계 교란종의 대표주자로는 칡, 참게, 가물치가 있다. 먼저 칡은 동아시아 지역 식물이지만 1930년대 미국 동남쪽 지역에 큰 가뭄과 토네이도로 표토층이 휩쓸려 내려가자 토양의 침식을 막아주는 용도로 미국에 장려되어 널리 심게 되었다. 칡의 번식력이 매우 빨라서 넓은 면적을 뒤덮었고 덩굴식물 특성상 다른 식물들의 광합성을 막아 자라지 못하게 하면서 이제는 칡을 제거하기에 이르렀다. 참게 역시도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는 인기 있는 식재료이지만 유럽에 유입되면서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유럽에 진출한 참게는 강둑에 구멍을 뚫어 무너뜨리거나 다른 생물들을 잡아먹는 강력한 포식자로 유럽 하천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물치는 강력한 육식성 어류이자 1m 이상도 자라는 대형 담수 물고기이다. 처음에는 식용의 목적으로 미국에 도입됐으나, 양식 과정에서 야생으로 유입되면서 하천의 물고기를 다 잡아먹어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정 교수는 생태계 교란종이 외국에서 유입되어 현지에 정착하는 데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가 더해지면서 이러한 변동성은 더욱 커진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갑작스러운 기후 영향에 따라 국내 유입된 생태계 교란종이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침입종이나 생태계 교란종이 확산하는 등 생태계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 위해서라도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내용은 이화여대 공식 유튜브 채널 이이슈(E-Issue) 코너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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