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말했다가 고소당했는데, 이것이 모욕죄인가?

A씨가 상대방에게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했다가 고소당했는데, 이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까? /셔터스톡

A씨가 동료 직원들과 회식 후 카페에서 커피 마시다 “조용히 대화해 달라”는 카페 종업원과 시비가 일었다.

두 사람이 말다툼하다 A씨가 “싸가지 없는 놈”라고 중얼거렸는데, 상대방이 이를 가지고 모욕죄로 고소했다. 이 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에게 수사관은 “합의 안 하면 구약식 벌금 처분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싸가지 없는 새끼”라고 욕한 게 모욕죄가 아니라는 대법원판결을 뉴스로 본 적이 있다는 A씨.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를 변호사에게 물었다.

변호사, “모욕이 성립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더 들어봐야 판단될 수 있어”

유사한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있긴 하지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싸가지 없는 새끼’라는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것은 맞다(대법원 2020도7988 판결)”고 했다.

“하지만 특정 단어가 모욕이고 아니고 하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법무법인 건영 김수민 변호사는 말한다.

그는 “모욕죄가 되는지는 욕설하게 된 경위, 동기, 상황, 당사자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순히 부적절한 언사에 그친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모욕에 이른 것인지로 결정 난다”고 부연했다.

이재성 변호사도 “이 대법원 판례 역시 그러한 발언을 한 구체적인 경위를 참작해 그러한 판단을 한 것이므로, A씨의 사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A씨가 한 말이 모욕죄가 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더 들어봐야 판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이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A씨의 사례 역시 모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처럼 법리적으로 혐의를 다투고자 한다면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만약 적정한 비용으로 합의가 가능하다면 굳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도 간단하게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는 게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모욕죄는 쌍방 합의를 한다면 공소권 없는 사건이 될 수 있다는 데 따른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