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건희,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 받고 "충성".. 검찰, 수사 나설까

[이슈] 김건희,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 받고 "충성".. 검찰, 수사 나설까

폴리뉴스 2025-01-09 11:36:44 신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8일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명태균 씨가 지난 대선 당시 주고 받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담겨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의 대화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의 여론조사 보고서를 여러차례 직접 전달 받은 정황이 담겨 있다. 즉,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로 부터 여론조사 비용을 받는 대신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공천개입 의혹'의 물증이 확보된 것이다.

해당 수사보고서는 지난해 11월경 작성된 것으로 이미 검찰은 관련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윤 대통령은 물론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검찰, 11월 '윤-김-명' 대화 담긴 수사보고서 작성

'여론조사 대가로 김영선 공천' 의혹 뒷받침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명태균 씨의 PC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명 씨와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의 카카오톡, 텔레그램 메시지가 대거 담겨 있었다. 

대화는 윤 대통령 대선 출마 선언 전부터 윤 대통령 당선 후까지인 2021년 6월 26일부터 2023년 4월 사이에 이뤄졌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4일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것을 뉴스타파가 확보한 것이다.

명태균 게이트는 명씨가 지난 대선 기간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3억 7천만 원에 달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대가로 돈이 아닌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 의혹이다.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거나 다른 누군가가 비용을 대납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된다. 또, 공천을 대가로 지불했다면 뇌물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다. 

즉, 검찰이 확보한 대화는 이 의혹을 규명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저는 명태균씨한테 무슨 여론조사를 해 달라는 얘기를 한 적은 없다"며 "제가 여론조사를 조작할 이유도 없고,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늘 그것을 조작할 이유도 없고, 그리고 또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한다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그런 짓을 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대화를 보면 윤 대통령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기간 명 씨로부터 최소 4차례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파일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명씨는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10월 21일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해 그날 저녁 윤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건넸다. 

그러면서 명 씨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을 선택한 11%는 이중 당적자로 추정됩니다. 최소 6만 명 정도"라고 말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놈들이 홍(홍준표)으로 가는 거 아냐?"하고 물었다.

당시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당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이재명-윤석열 양자 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11%가 실제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한 것이다.

이보다 앞선 2021년 6월 26일 명씨는 김 여사에게 "내일 27일 일요일 오후 7시에 공표보도될 머니투데이 대선여론조사 자료입니다. 그때까지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보낸다. 

이는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32.7%로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6월 28일 김 여사는 명 씨에게 윤석열 후보의 휴대전화 번호를 보냈고, 명 씨는 "이따 4시 20분에 연락 올리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윤 대통령과 명 씨의 첫 통화는 이날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7월 3일에도 명 씨는 김 여사에게 "내일 오후에 공표될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며 보고서 파일을 건넸고, 이에 김 여사는 "넵 충성!"이라고 답한다.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는 의뢰자인 명 씨 외에 다른 사람에게 유출해선 안 된다. 하지만 명 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여론조사 결과’는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키며 ‘명태균 보고서’를 수시로 건넸다.  

이밖에 대선 레이스 초반, 당시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이 그래도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는데 명씨는 "전두환 대통령 발언으로 대구 경북에서 보수후보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켜 경선에서는 긍정적 영향이 조금 더 있다"고 조언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ㅇㅋ"라고 답했다. 

[출처=뉴스타파]

검찰, 2개월 째 윤 부부 소환 조사 안해.. 野 "명태균 게이트 실체 확인"

검찰은 지난해 11월 수사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명태균 게이트의 실체가 확인됐다"며 수사 필요성을 강변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검찰은 이렇게 명백한 물증을 확보했지만 윤석열 부부를 소환조차 하지 않았다"라며 "수사 의지가 없을뿐더러 물증마저 은폐·왜곡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이 명태균으로부터 공짜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공천했다는 명태균 게이트가 확인됐다"며 "특검과 윤석열 탄핵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명태균 게이트를 수사할 '김건희 특검'은 전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이 가동될 경우 2022년 6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지난해 4월 총선 등 여권 전반으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특검 보다 검찰이 수사에 나서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윤 대통령 부부의 각종 의혹에 침묵하던 검찰 내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지난달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던 검사도 '윤 대통령 하야할 것이다'고 주장할 만큼 검찰 내부는 손절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내부게시판에 '엄정하게 수사해서 우리 한번 거듭나보자'라는 글들이 있는데 윤 라인 검사들이 막 열심히 쓰고 있더라. 너무 당황해서 맞나 했더니 맞더라"면서 빠른 태세 전환에 놀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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