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으로 중국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주요 고객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테슬라 등의 전기차 판매가 둔화된 영향이다. 특히 GM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와 테슬라의 재고 증가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까지 배터리 시장의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공시를 통해 4분기 매출 6조512억원, 영업적자 2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 수령한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3773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약 6028억원의 적자를 낸 셈이다. 지난해 연 매출은 25조6196억원, 영업이익은 5754억원으로 각각 24.1%, 73.4%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3분기 GM의 ‘볼트 EV’ 리콜에 따른 충당금 6200억원 설정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그 이후 분기 적자를 내지 않았으나, 지난해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AMPC 수혜로 흑자를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은 주요 시장인 미국, 유럽,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둔화가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서는 GM의 전기차 판매 감소로 북미 공장의 가동률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AMPC 수혜액도 줄어들었다. 유럽에서는 중국 전기차의 급성장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가 감소했고, 중국에선 테슬라 전기차의 재고 증가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에 따라 4분기 배터리 셀 판매 가격도 3분기보다 더 하락했다.
올해에도 업황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차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유럽에서도 중국 전기차에 대한 지원책을 축소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원가가 비싸기 때문에 보조금이 없으면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해 11월 ‘제4회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업황은 2025년까지 어려울 것이며, 2026년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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