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직후 화제의 중심에 선 실화 영화가 있다.
바로 지난 8일 국내 개봉한 할리우드 대표 거장 마이클 만 감독 신작 '페라리'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페라리'는 9일(오전 9시 17분 기준) 28.9% 수치로 독립·예술영화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최신 발표인 지난 8일 기준 '페라리'는 누적관객수 11,097명, 증감률 +10을 기록하며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안착하기도 했다.
'페라리'는 1957년 엔초 페라리가 파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역을 가로지르는 대규모 레이싱 대회 밀레 밀리아에 팀을 출전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스포츠카의 역사를 담은 스펙터클과 창업자의 인간적 고뇌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 애덤 드라이버는 중년의 엔초 페라리 역을 맡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그의 파트너이자 아내인 라우라 역은 페넬로페 크루즈가, 엔초 애인이자 또 다른 갈등 축인 리나 역은 셰일린 우들리가 연기해 작품 드라마성을 더했다.
영화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엔초 페라리는 1898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스포츠맨이었다. 레이싱 드라이버를 꿈꾸던 그는 트럭 운전사로 일하다가 1929년 레이싱 팀 '스쿠데리아 페라리'를 창설했다. 1940년에는 팀 경주용 차를 직접 제작하기 시작하며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 첫발을 내디뎠다. 페라리는 이후 포뮬러 1, 르망 24시 등 주요 레이싱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레이싱에 대한 그의 집착은 결국 막대한 비용을 초래했고, 이는 사업적 위기로 이어졌다. 생산 가능한 자동차 수가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레이싱에 과도한 자금을 투입한 탓이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밀레 밀리아 경주 장면이다. 시속 200㎞로 달리는 스포츠카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인칭 시점 촬영을 활용했다. 관객은 마치 운전석에 앉은 듯한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 영화는 당시 이탈리아 도심과 외곽을 완벽히 재현해 시각적, 청각적 현실감을 더했다. 제작진은 당시 사진 자료를 참고해 실제 인물과 장면을 높은 리얼리티로 구현했다. 예컨대, 팀 소속 레이서 피터 콜린즈와 알폰소 데포르타고 경기 전 모습이 생생히 그려졌다.
영화는 레이싱 대회뿐 아니라 엔초 페라리 개인적인 갈등에도 집중한다. 아내 라우라와 애인 리나 사이에서의 혼란, 죽은 아들 디노를 그리워하는 모습은 인간 엔초의 고뇌를 보여준다. 그러나 치정극과 스포츠물을 오가는 스토리 전개는 관객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클 만 감독은 2000년대 초부터 엔초 페라리 전기 영화를 구상했으나, 예산 문제와 배우 교체로 제작이 여러 차례 지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배우로는 크리스천 베일, 휴 잭맨 등이 논의됐으나 최종적으로 애덤 드라이버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합류하며 영화는 2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페라리'는 단순히 레이싱의 역사를 그린 작품은 아니다. 최고를 추구했던 한 남자의 열정과 그로 인해 맞이한 위기, 그리고 가족 간 갈등을 복합적으로 담아낸 이야기다. 베니스영화제에서의 초청은 이러한 노력의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 평가된다.
다만 '페라리'는 약 9500만 달러(한화로 약 1385억 원)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였음에도 흥행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전 세계 수익은 620억 원에 불과하며, 미국에서는 260억 원 수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이 작품을 경쟁 부문에 초청하며 엔초 페라리와 영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과연 '페라리'가 흥행 신화를 새롭게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궁금증이 모인다.
이 작품은 131분 러닝타임, 15세 이상 관람가다. '페라리' 쿠키영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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