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이 전환기적 위기를 맞이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했다. 6일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독일의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27.4% 감소한 약 38만 대에 그쳤다. 이는 독일 연방자동차운송청(KBA)의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전체 신차 등록 대수도 약 280만 대로 전년 대비 1% 줄었으며, 전기차는 전체 시장의 13.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전기차 판매 감소는 업계 전반의 심각한 문제를 반영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앤영(Ernst & Young)의 분석가 콘스탄틴 가우어는 “이번 판매 부진은 전기차 산업의 ‘잃어버린 한 해’를 상징한다”고 진단했다. 수년간 급성장해온 독일 전기차 시장은 2023년 말 정부의 보조금 제도 폐지가 시행된 이후 소비자 수요의 급격한 감소를 겪고 있다.
높은 가격, 불완전한 충전 인프라, 제한된 주행거리는 여전히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가우어는 “신모델의 높은 가격과 충전의 불편함은 전기차 확산의 큰 걸림돌”이라며 전기차 산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기차 판매 감소는 독일 전체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들은 수요 감소와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2024년 다수의 인력 감축 계획이 발표됐다.
특히, 독일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오는 2월 23일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산업 전환과 일자리 보호를 둘러싼 정책적 대응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은 단순히 경제적 문제가 아닌 국가적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단순한 기술적 전환을 넘어 정책과 시장의 복합적 도전에 대응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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