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절친 사이로 알려진 이강인과 구보 다케후사가 동시에 아스널 이적설이 뜨자, 일본에선 특이한 시각으로 이를 바라봤다.
일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가 8일(한국시간) 이강인이 절친 구보 다케후사의 아스널 이적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이 아스널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구보도 아스널이 엄청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선수는 마요르카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고 좋은 친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의 최적의 포지션이 오른쪽 윙어가 되면서 그는 이적시장에서 구보의 라이벌이 될 것"이라며 구보와 이강인의 상황을 주시했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이 시작되면서 갑자기 이적설이 터졌다.
프랑스 매체 '레퀴프'가 8일 PSG의 이적 상황을 정리하면서 이강인이 여러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 언급에 앞서 센터백 밀란 슈크르니아르, 공격수, 랭달 콜로무아니의 이적 가능성을 전한 뒤, 짧게 이강인에 대해 밝혔다.
매체는 "구단은 또 이강인에 대한 여러 요청을 받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정말 좋아하는 이강인과 결별할 의사가 없다"라고 전했다.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일하는 축구 전문 기자 벤 제이콥스 역시 "아스널이 이강인을 정말 좋아하고 PSG도 이미 여러 구단으로부터 이강인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라면서 "하지만 PSG는 이강인을 팔 계획이 없으며 1월에는 모든 제안을 거절할 것이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7일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겨울 이적시장 상황을 정리하면서 아스널이 이강인을 주목한다는 보도를 처음 내놨다.
매체는 "아스널이 이강인을 구매 옵션이 있는 임대 영입해 관심이 있으며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새로운 도전에 열려 있다"라면서 "하지만 PSG는 이강인을 경기장 안팎에서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어 그를 팔 생각이 없다"라고 전했다. 특히 매체는 이강인의 실력은 물론 그의 아시아 시장 마케팅 파워를 주목하기도 했다.
또 "어떠한 형태의 거래도 지난 2023년 여름 마요르카(스페인)에서 PSG로 이적할 당시 2200만 유로(약 331억원)보다 적어도 2배는 필요할 것"이라며 최소 4400만 유로(약 662억원)가 필요할 거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이강인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번 시즌 리그1에서 16경기 6골을 넣고 있고 아스널에 잘 알려져 있다. 현재 가격표는 붙어 있지 않다. 만약 PSG가 구매 옵션이 있는 임대를 고려한다면 아스널은 협상 테이블을 준비할 수 있다"라고 봤다.
여기에 이강인을 노리는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있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 메르카토'는 지난 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강인을 노리고 있다. 이강인은 겨울 이적시장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이름 중 하나"라며 "올 시즌 이강인을 보기 위해 프리미어리그 2개 구단이 스카우트를 보낸 게 여러 차례 목격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은 정기적으로 선발로 나서는 선수는 아니지만 엔리케 감독의 중요한 선수라는 건 분명하다. 첫 번째 접촉이 이뤄졌고, 약 4000만 유로(약 603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뉴캐슬과 맨유는 정보를 요청했다. 향후 며칠 내로 영입을 시도할 예정이며 PSG가 이강인을 매각할 것인지 여부를 알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PSG와 계약한 이강인은 2028년 여름까지 PSG와 동행한다. 긴 시간 계약돼 있고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대단한 신뢰를 받고 있어 PSG가 당장 이강인을 판매할 이유가 없다.
더불어 이강인의 막강한 마케팅 화력을 톡톡히 본 PSG는 더더욱 판매를 선택할 수 없다. 루이스 캄포스 단장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소르본 대학 경제학 학생 200여 명 앞에서 축구 이적시장에 대한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강인의 효과를 설명했다.
캄포스 단장은 "난 이강인 영입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라면서 "재무 파트에서 내게 (이강인 영입에) 특정 금액을 초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구적인 관점에서 보면, 난 정말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에 부합한다. 하지만 (이강인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만약 맨유로 이적하면 한국의 '해외 축구 아버지'로 불리며 맨유에서 약 7년이나 활약한 박지성 이후 첫 한국인 맨유 선수가 탄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PSG의 입장이 단호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전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 전 엔리케 감독이 직접 증명했다.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 때 이강인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엔리케 감독은 "난 이강인이 PSG 합류 후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는 이미 증명했던 것처럼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다. 적응력이 상당히 뛰어나다. 이강인은 자질은 분명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2024-2025)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 제로톱 등 다양한 위치에서 활약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가 있다. 리그에서 16경기 908분을 뛰었고 총 13경기(선발출전), 1경기(교체출전) 6득점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또 PSG 팬 선정 이달의 선수(8월), 골(8, 11월)까지 수상하며 팬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엔 이번 시즌 전반기 프랑스 리그1 평점 3위에 올라 최정상급 선수임을 증명했다.
축구콘탠츠 매체 '스코어90'은 전반기 유럽 5대 리그 선수 평점을 매기면서 이강인에 7.66점을 줬다. 이는 같은 팀 PSG의 측면 수비수 아슈라프 하키미(7.99점·2골 5도움), 전천후 공격수 우스망 뎀벨레(7.77점·8골 6도움)에 이은 리그1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강인은 현재 오른쪽, 왼쪽 윙어 자리는 물론, 제로톱까지 거치면서 공격 전 지역에 걸쳐 다양한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으로 올라섰다. 공격진 보강이 필요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그를 노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 아스널은 구보에게도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 매체 '엘 나시오날'은 "아스널은 구보 영입을 위한 주요 경쟁 구단이며 그들은 이미 구보 영입을 위해 움직였으며 소시에다드 동료였던 미켈 메리노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구보와 이강인이 동시에 아스널과 접촉한다면 아스널은 두 선수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놓인다. 긴 시간 절친 관계를 이어온 두 선수가 한 팀에 영입되는 것을 두고 경쟁하는 그림도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PSG,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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