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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유행하고 있는 감기와 독감에 대해 “지금 유행하는 A형 독감 바이러스는 H1N1, H3N2 등 2개이기 때문에 하나에 걸렸더라도 다음에 (다른 바이러스가) 또 걸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월 이후에는 B형 독감도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독감이 걸렸더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며 “실제로 환자들을 보면 2~3주 간격으로 두 번씩 걸리는 분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서둘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권했다. 그러면서 “생활 속에서 독감과 감기를 구분하기 어렵다”며 “열이 치솟듯 나면서 온몸이 쑤시듯 아픈 것이 독감의 전형적인 증상인데, 독감 환자 중에서도 증상이 매우 가벼운 사람들은 일반 감기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흡기 바이러스 중 치료제가 있는 것은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밖에 없다”며 “특히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진단받고 약을 쓰면 합병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독감을 방치했다가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젊은 사람들도 폐렴 발생 사례가 꽤 있다”며 “입원환자 중 노인이 많기는 하지만 20·30세대 중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폐렴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같이 독감이 유행하는 데 대해 코로나 이후 독감 예방접종률이 하락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이전 65세 이상 어르신의 독감 접종률이 85%였지만, 올해는 79%로 코로나 이전보다 6%나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접종률 저하는 집단면역 형성을 약화시켜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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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7일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체감상으로는 전 국민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없던 그 마지막 시기를 보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는 “응급실 환자나 전화 문의의 절반은 독감과 관련된 것”이라며 “환자들이 하나같이 증상이 심하다”고 전했다.
남궁 교수는 39도 이상의 고열·오한·호흡기 증상 등 독감의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남궁 교수에 따르면 최근 “아버지가 걸음을 못 걸으신다” “할머니가 뇌졸중이 있었는데 좌측 상하지의 힘이 더 약해졌다” “친구가 기절했다” “요로 감염이 재발한 것 같다” “구토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 환자들을 검사한 결과 모두 독감이었다고 한다. 이어 “평소 건강했던 30대가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궁 교수는 “특히 심야에 발열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내원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이전 코로나19에 비해 폐렴으로 진행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는 급성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독감은 2016년 이후 최대 규모로 확산 중이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28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환자는 73.9명을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주당 감염자는 7.3명→13.6명→31.3명→73.9명으로 2배 안팎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2~28일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111명으로, 전주 66명 대비 약 1.7배로 늘었다. 질병청은 “설 연휴 기간 이동량이 많고 집단 활동이 활발해지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설 연휴 전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지영미 질병청장은 ”다가오는 설 연휴 기간 이동량이 많고 집단활동이 활발해 독감과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할 것“이라며 ”가족들과 안전하고 건강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5세 이상,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설 연휴 전 미리 백신 접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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