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프로당구(PBA) 투어 24-25시즌에 3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화려하게 비상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
마르티네스는 시즌상금 3억2600만원을 획득해 누적 9억1100만원의 상금을 기록하며, PBA 전체시즌을 포함해 대부분의 랭킹에서 1위에 올라 프로 최강자로 우뚝 섰다.
이처럼 마르티네스는 지난 2019년 6월에 출범한 PBA 투어의 혜택을 가장 누린 선수다. 프로당구 데뷔 이전에는 유럽선수권 우승과 세계선수권 4강 등으로 두각을 나타내긴 했으나, 시니어 무대로 넘어오면서 이렇다 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해 기대에 못 미쳤는데, PBA로 이적하면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과거 스페인의 '3쿠션 사대천왕' 다니엘 산체스(에스와이)의 뒤를 이을 선수로 하비에르 팔라손(휴온스)과 다비드 사파타(우리금융캐피탈)와 함께 주목받았던 마르티네스는 두 선수와 비교해 시니어 무대 적응이 원활하지 않았다.
팔라손은 주니어 세계챔피언에 오른 뒤 시니어에서 2010년과 2011년에 2년 연속 세계선수권 4강 진출을 했고, 2014년 후르가다 당구월드컵 4강에 이어 2019년 벨기에 블랑켄베르크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파타도 시니어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3쿠션 당구월드컵 8강과 16강에 여러 번 올라오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이에 비해 다소 못 미쳤던 마르티네스는 PBA 데뷔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고, PBA 랭킹 1위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PBA 데뷔 이후 6시즌 동안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가며 통산 7승을 달성하고 누적상금 1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 소속팀 주장' 김재근에게 패하면서 시니어 적응 늦어…PBA 팀리그서는 5시즌 동안 '한솥밥'
과거에 시니어로 넘어온 마르티네스는 주니어 시절만큼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2014년에 열린 '포르투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 마르티네스는 본선 32강에 처음으로 진출했는데, 당시 7년 만에 복귀한 세미 사이그너(웰컴저축은행)에게 32이닝 만에 28:40으로 져 16강 진출에는 실패했고, 이후에도 32강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마르티네스는 주니어 시절에 번번이 가로막혔던 한국의 벽을 시니어에서는 넘어서기도 했고, 세계 정상급 선수와 대등한 승부를 펼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첫 32강 관문을 뚫은 포르투 당구월드컵 예선 2라운드(PPQ)에서 마르티네스는 세계 무대에 갓 도전장을 던진 당시 16살의 조명우(실크로드시앤티-서울시청)를 30:21(16이닝)로 꺾었고, 이어 최종예선(Q)에서는 라이벌 팔라손을 40:30(23이닝), '튀르키예 강호'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를 40:38(24이닝)로 누르며 조 1위로 32강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듬해 2015년 9월 경기도 구리시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에서는 최종예선에서 김행직(전남-진도군청)을 29이닝 만에 40:29로 누르고 본선행의 불씨를 살렸으나, 앞선 경기에서 김재근(크라운해태)에게 27:40(21이닝)로 패하면서 32강 진출이 좌절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같은 소속팀 주장 김재근은 당시 마르티네스를 두 차례나 본선행 직전에 발목을 잡았다.
시니어 무대에서 막 성적을 내기 시작할 무렵 공교롭게도 마르티네스는 김재근에게 연달아 패하면서 적응이 늦어졌다.
2016년 12월에 이집트 후르가다에서 열린 3쿠션 당구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마르티네스는 3쿠션 세계챔피언을 지낸 최성원(휴온스)과 김재근 등 한국 선수 2명과 본선행을 다투었다.
조별리그에서 마르티네스는 먼저 맞붙은 최성원에게 20이닝 만에 40:28로 승리하며 김재근과 본선 티켓이 걸린 최종전을 벌였으나, 이번에도 23이닝 만에 15:40으로 패하며 두 번째 좌절을 맛보았다.
마르티네스는 그해 7월에 열렸던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산체스와 사파타를 꺾고 사상 처음 시니어 대회 우승타이틀을 획득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세계 무대에서 김재근에게 당한 두 차례 패배는 무척 아쉬웠다.
이듬해인 2017년에 마르티네스는 스페인 내셔널 챔피언십 결승에서 산체스를 꺾고 2년 연속 스페인 자국 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김재근에게 패해 세계 무대 본선행의 좌절을 두 차례 맛본 마르티네스는 스페인 챔피언에 오른 뒤 점점 도약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두 선수는 이후 PBA 팀리그에서 5시즌 동안 크라운해태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PBA 투어에서 마르티네스는 김재근을 상대로 개인투어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21-22시즌 2차 투어 'TS샴푸 PBA 챔피언십 2021' 16강전에서 마르티네스는 세트스코어 3-1로 김재근을 꺾었고, 22-23시즌 'SK렌터카 PBA 월드챔피언십 2023' 32강 조별리그에서도 3-2로 승리했다.
(3)에 계속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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