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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반대 수업 거부 기록’이라고 소개된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에는 F학점을 받은 성적표 49개가 게재됐다. 이 계정은 수업 거부에 동참한 동덕여대 학생들이 공학 전환 반대 의지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각 인증 게시글에는 F학점 인증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기재돼 있다. 시각디자인학과 학생은 “전액 장학도 포기했습니다. 내 동덕여대를 빼앗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영어과 학생은 “막학기였고 졸업 예정이었지만 추가학기를 감안하고 수업 거부에 임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학교 측을 비판하는 글도 다수였다. 한 문예창작과 학생은 “등록금을 학생 탄압에나 이용하는 학교에서 제가 무엇을 배워야 하나요”라며 날을 세웠고, 자신을 미래인재융합대학 소속이라고 밝힌 학생은 “민주적이지 못한 공간에서의 교육과 학습은 의미 없습니다. 비민주적인 학교와 교수진 및 구성원이 부끄럽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11월 동덕여대는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과 기말고사, 성적 처리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출석률 미충족과 기말고사 미응시 교과목은 예외없이 ‘F’ 처리된다”고 공지했다. 또 “책임은 학생 개인이 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총학생회와 단과대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공학 전환 논의 완전 철회’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질 때까지 본관 점거와 자발적인 수업 거부를 이어가겠다고 맞섰다.
지난달 동덕여대는 학생 측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이에 내홍이 일단락 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점거 농성 이후 그간 양측이 벌여온 법적 다툼은 정리되지 않았다. 동덕여대는 점거 농성과 관련된 일부 학생들을 상대로 경찰에 낸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학생회 또한 개인 정보가 담긴 보안 카메라(CCTV) 영상을 부정한 목적으로 시청했다며 교무처장 등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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