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육성과 성적을 같이 잡아야 한다.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2025년 선수단 신년 인사회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건 육성과 성적이다. 가장 힘든 시즌이 될 것 같다"면서 "특히 LG의 향후 3년을 위해서는 야수와 중간 투수들의 성장이 꼭 필요하다. 또한 전반기 안에 5선발이 성장해야지만 LG가 앞으로 계속 강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2023년 지휘봉을 잡은 뒤 LG를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디테일한 전략과 탁월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강한 조직력과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십 가지 전략을 세웠고, 적재적소에서 여우 같은 전술을 펼치며 지장의 면모를 뽐냈다. 염 감독의 지략을 앞세운 LG는 1994년 이래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을 맛봤고,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쁨을 안았다.
LG는 '왕조 구축'을 외치면서 2024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였다. 여러 부상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결국 LG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에 밀리면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염 감독은 스스로 지난 시즌을 '실패'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에는 우승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준비가 미흡했다. 시즌 막판에 체력 문제가 드러났다"면서 "주전 기용 빈도가 너무 높았던 게 문제였다. 하지만 안 되는 선수들을 똑같이 기용하기보다는 상대에게 부담이라도 주기 위해서 주전 선수들이 나가는 게 낫다고 봤다. 저는 상대에게 쉬운 타선을 주고 싶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올해는 다르다'라고 외친다. 그는 "이런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전력 분석을 통해서 어떤 부분 때문에 어려운 시즌을 겪었는지 분석했다"면서 "충분히 반성했고, 마무리 훈련을 통해 부족했던 것을 메웠다. 이후에도 이런 과정들을 잘 거치다 보면 시즌 후반기에는 육성과 성적이 다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LG는 지난 시즌 불펜 부족에도 시달렸다. 비시즌에 불펜 보강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장현식을 품었고, 베테랑 오른손 투수 김강률까지 영입했다. 테스트를 통해서 국가대표 출신 사이드암 투수 심창민까지 데려왔다.
염 감독은 불펜 전력 보강에 만족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에는 불펜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다르다. 기회를 줄 수 있는 자원이 더 많아졌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진 활약 전망도 밝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20승을 쌓은 이력이 있는 요니 치리노스를 새롭게 데려왔고, 가을야구에서 맹활약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도 잔류했다. 여기에 임찬규, 손주영까지 4명의 선발 투수가 확정됐다.
나머지 선발 한 자리를 놓고 펼치는 경쟁도 치열하다. 염 감독은 "5선발로 송승기, 우강훈, 이지강, 최채흥 등을 생각하고 있다. 대안도 있다. 이정용이 제대 후 6월 말에 돌아온다"라면서 "지난해 수술을 받은 함덕주와 유영찬도 시즌 승부처 때 돌아올 것으로 본다. 투수들이 지쳐갈 타이밍에 이정용, 함덕주, 유영찬이 돌아온다는 건 다른 팀에게는 없는 큰 장점이다. 후반기에 전략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올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2023년 LG와 3년 계약을 맺은 염 감독은 올해가 계약기간 마지막 해다. 육성도 중요하지만, 성과도 놓쳐선 안 된다. 염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는 성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야구도 하고 싶은 대로 되지는 않는다. 당연히 재계약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라면서도 "재계약도 중요하지만 '팀의 미래를 잘 만들어주고 간 감독'이 되고 싶다. 그게 제 감독의 방향성이고 목표다. '재임 기간 동안 도움이 됐던 감독'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팀이 원하고, 팬들이 원하는 재계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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