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조 항공유시장 잡아라”···정유 ‘빅4’ 선점 경쟁 불꽃

“28조 항공유시장 잡아라”···정유 ‘빅4’ 선점 경쟁 불꽃

이뉴스투데이 2025-01-08 16:50: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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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설비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에너지의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설비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정유사 ‘빅4’가 28조 지속가능항공유(SAF) 시장을 놓고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SAF는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만드는 친환경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저탄소 흐름 속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이 SAF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어 정유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빅4는 지속적으로 SAF 생산 및 관련 시설 투자 확대를 추진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최초 SAF 전용 생산설비 상업생산에 나섰던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에너지는 5일 유럽에 SAF를 수출했다. 

SK에너지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폐식용유 및 동물성 지방 등 바이오 원료를 가공해 SAF를 수출했다. 글로벌 시장 중 SAF 사용 의무화에 처음으로 나선 유럽연합에 수출을 성공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에 의의가 있다. 

SK에너지가 SAF 생산 및 수출에 성공해 원료 수급부터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완성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상반기 국내 공급을 비롯해 글로벌 SAF 시장을 지속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전용 생산 시설을 이용한 SAF 생산을 이어가는 가운데 관련 시설 투자 및 판로 확대도 지속적으로 추진·검토중"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6월 일본 ANA(전일본공수) 항공사에 SAF를 공급했다. 이번 공급은 일본 무역업체 마루베니를 통해 진행됐는데 향후 SAF 전용 생산시설 건설 등 관련 생산 및 설비에 대한 투자를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기존 생산시설을 이용해 SAF를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 2027년에는 50만톤 규모의 SAF 전용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인천공항~도쿄 하네다 공항을 정기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주 1회 SAF 공급에 나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SAF의 생산과 국제인증 및 공급 과정에서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바이오 원료를 정제설비에서 시범 처리에 나섰고, 같은해 4월부터 국내 최초로 SAF 국제인증(ISCC CORSIA)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탄소저감 제품 생산에 나섰다. 향후 에스오일은 SAF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에스오일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SAF 생산설비에 대한 효율화를 위한 투자가 예정되어 있다"며 "지속적으로 SAF 생산시설 증설 및 전용 생산시설 건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경우 지난해 9월 일본 이토추상사를 통해 도쿄 나리타 공항에 SAF를 납품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의 Neat SAF(100% SAF)를 공급받아 일반 항공유와 혼합해 제조한 'CORSIA SAF' 약 5000㎘를 일본 메이저 상사 이토추를 통해 일본 나리타 공항에 공급을 완료했다.

GS칼텍스가 수출한 SAF는 대한민국·일본·핀란드의 3사가 함께 협력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인증 받은 CORSIA SAF를 국내 정유사 중에서 상업적 규모로 판매한 첫 사례다. 향후 일본 주요 항공사 ANA·JAL 등에 판매될 예정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현재 SAF 생산 설비 투자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정유 빅4가 SAF 관련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대규모 시장성 때문이다. 업계는 SAF의 글로벌 수요 급증으로 2027년 시장규모가 2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SAF 수요는 2022년 24만톤에서 2030년 1835만톤으로 70배 넘게 급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1년 약 1조원 수준이었던 SAF 시장 규모가 2027년에는 28조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럽연합(EU)는 올해부터 유럽 지역에서 이륙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최소 2%의 SAF를 혼합해 사용할 것을 의무화했고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의무화 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사용 전량을 SAF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도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를 1% 혼합해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상태다.

한편 전 세계적인 SAF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관련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국내 업체도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삼성E&A는 지난달 11일 공시를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1조4000억원대 규모의 SAF 등을 만드는 바이오 정유 플랜트 공사 계약을 수주했다. 삼성E&A는 이번 계약을 통해 SAF 설계·조달·시공(EPC) 시장에 첫 진출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폐식용유 등 바이오 원료를 공급받아 연간 65만톤의 지속가능항공유(SAF)·바이오 납사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 플랜트를 건설하는 것으로, 계약 기간은 계약 체결 시점부터 44개월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속에서 SAF 등 친환경 연료는 정유업계의 미래 먹거리이므로 관련 생산 시설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관련 시설이나 플랜트사업도 활황을 맞으면서 건설업계 등 연관업도 함께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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