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잠정 연기됐다. 정몽규(63) 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이번 가처분 인용이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린다.
이번 선거는 정 회장을 비롯한 허정무(70) 전 축구 대표팀 감독, 신문선(67)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지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선거 시작도 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30일 허 후보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8일로 예정된 선거는 잠정 연기됐다.
가장 핵심은 선거인단의 적정성 여부다. 허 후보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면서 규정에서 정한 194명보다 21명이 부족한 173명으로 구성해 통보한 것을 지적했다. 또한 선거인단 명부 작성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문제 삼았고, 재판부 역시 “이 사건 선거에는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이 지적한 공정성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데, 문제는 정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22일 이전까지 선거일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선거운영위원회는 법원의 문제 제기에 따라 21명을 추가로 충원해야 하는데 현재 등록 선수 및 지도자, 심판 등이 해외 전지훈련으로 자리를 비움에 따라 선거일이 2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선거일 연기에 따른 허 후보의 출마 자격 상실 여부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축구협회 규정에 따르면 회장 선거 출마 자격은 선거일 당일까지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허 후보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은 1955년 1월 13일로, 2월로 선거가 연기된다면 허 후보는 만 70세를 넘기면서 출마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이럴 경우 3파전으로 진행되던 선거는 정 회장과 신 후보의 2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정 회장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한국축구지도자협회 등 각 시도협회장과 연맹 단체장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는 정 회장은 앞서 7일 “핵심 공약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50억 원을 대한축구협회에 기부하겠다”고 최후의 승부수를 던지며 표심 다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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