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국내 중소기업들이 7일(현지시각)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에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ES 주관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현재까지 33개 분야에서 363개의 CES 혁신상(Innovaion Awards)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162개를 한국 기업이 차지했다. CES 2025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800개 기업이 참여한 상태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은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선보이며 CES 혁신상 124개를 수상해 한국기업이 받은 혁신상의 76.5%를 차지했다. 이중에서도 벤처·스타트업이 119개를 수상했다.
이들 K중소기업은 인공지능(18개)과 디지털헬스(17개) 분야에서 가장 많은 혁신상을 수상하며 신산업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유니유니는 AIoT(지능형 사물인터넷) 기반의 안심화장실 스마트 통합솔루션 쎄비를 소개하고 있다. 장애인의 안전과 개인 정보 보호를 보장하는 딥러닝 기술로 설계된 화장실 솔루션이다. 화장실 내에서 장애인 넘어짐, 비정상적인 자세 변화, 이상 움직임 패턴을 감지해 긴급 상황 발생 시 보호자에게 실시간 알림을 전송한다. 특히 비식별 깊이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점이 차별성이다. 회사 측은 “장애인 화장실은 일반 공중 화장실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며 “유니유니는 단순히 낙상 감지를 넘어 화장실 내 물품 보관함 오용 방지 등의 통합 솔루션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장애인의 안전과 편의를 확보하는 기술을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지역 의료소프트웨어 업체인 팀엘리시움은 AI와 3D 센싱 기술을 바탕으로 신체를 스캔하고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체형분석기 바디닷 피트니스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바디닷 피트니스는 3D 센서를 통해 전반적인 체형과 근육 상태를 분석해주는 차세대 인공지능 체형 분석기다. 자체 개발한 AI 신체 인식 모델은 해부학적 요소를 고려한 신체 포인트를 정확하게 인식한다. 별도의 검사복을 착용할 필요 없이 정면, 측면, 후면 각 5초씩 촬영으로 측정이 완료되고 3D 신체 모델 기반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바디닷 피트니스는 작년 11월 국내 출시 이후 피트니스센터와 필라테스센터 등 운동 시설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퍼스널 트레이닝 트렌드는 단순 체중 감량에서 체형과 자세 교정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실시간 박테리아 측정 장비 워터톡을 개발한 수질센서 전문기업 더웨이브톡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워터톡은 특허 받은 레이저 다중산란 기술을 이용해 물 속 이물질과 미생물을 측정해 물의 흐림 정도를 수치화해 표현하는 스마트 수질 측정기다. 전문가 장비와 동일한 성능을 보이면서 1/10로 축소한 사이즈와 저렴한 가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기존 광학 장비 대비 10만 배 이상의 정밀도를 구현한 점이 기술의 차별화다. 현재 가정용 수질 측정 플랫폼은 인천 하늘수 서포터즈, 은평구, 성동구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검사, 진단 분야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파·통신 솔루션 기업인 솔빛시스템은 지능형 수색지원시스템(SOLVIT-iSAR)을 선보였다. 최첨단 전파분석과 지능형 추론 기술을 바탕으로 음영지역 내 조난자, 실종자 수색 영역을 최대 1/25까지 줄여 주는 기술이다. 전파 분석과 조난자의 이동 특성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하고 특히 무선 커버리지 차감법과 구조 대상자의 이동성 모델을 반영한 지능적 확산모델을 적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전문가가 수동으로 3시간 이상 걸리던 분석 작업을 자동화해 10분 만에 작업을 완료할 수 있어 구조 골든타임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의 수색 구조 기술은 이동통신 신호가 닿지 않는 음영지역에서 조난이나 실종이 발생할 경우 긴급구조기관(119)에서 위치 측정이 불가능했다. 이에 다수의 수색 인력을 투입하고도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현재 지능형 수색지원시스템은 지난해 4월부터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서 국내 최초로 운용되며 적용처를 늘리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과 유럽의 긴급 구조 기관을 대상으로 기술을 알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전의 소프트개발업체 사이테크놀로지스는 반사광 자동조절 CCTV 카메라로 주목받았다. 반사광 자동 조절 시스템은 LCD 기술을 활용해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조절하는 기술이다. CCTV가 어떤 상태에 있든 하얗게 빛나는 표면반사광을 자동으로 없애 피사체 인식율을 높이고, 사람을 자동으로 검출해 조난자 구조를 용이하게 한다. 사이테크놀로지스는 앞으로 관련 기술을 더 발전시켜, 고정형 CCTV와 드론 등 이동체에도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순화 사이테크놀로지스 대표는 “CES에서 일반영상 카메라를 비롯해 보안용 CCTV 카메라로 수상을 한 업체는 세계에서 사이테크놀로지스가 유일하다”며 “앞으로 반사광 자동분석 조절 기능을 갖춘 카메라 케이스를 개발해 CCTV뿐 아니라 선글라스와 휴대폰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하도록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S 2025 현장을 찾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한국 중소기업의 우수한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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