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마음에 훅! 들어온 연예인이 있다. 잊을 만하면 어디선가 불쑥 등장해 자기만의 연기 영역을 펼쳐 보이기를 주저하지 않는 배우, 허남준. 알면 알 수록 눈길이 가는 묘한 매력을 지닌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지난 MBC 연기 대상 시상식에서 남자 신인상을 거머쥐는 순간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고대했던 허남준의 시대가 비로소 시작된 건 아닐까 설렜다. 노파심에 이야기하지만, 그의 진성 팬은 아니다. 하지만 허남준은 장담컨대 ‘이미 긁었지만 (아직 줍지 못한) 복권’이다. 이토록 강한 확신으로 그의 반짝이게 빛날 미래를 호언장담할 수 있는 이유는 유려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처럼 외형적 요소도 한몫하겠으나, 데뷔 후부터 꾸준히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걷는 모습에 있다.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잃지 않은 채.
허남준의 얼굴은 오묘하다. 180cm의 장신에 각진 턱, 날렵한 콧대, 다부진 몸으로 남성적 매력이 대단하지만, 금세 눈물을 뚝뚝 흘리면 큰일날 것 같은 크고 똘망똘망한 눈 덕분인지 따뜻하고 선한 느낌이 공존하는 마스크를 가졌다. 그래서일까 허남준은 선과 악을, 멜로와 액션을, 스릴러와 코믹을 쉴 새 없이 넘나든다. 그만큼 연기의 스펙트럼은 넓고 깊다. 어느 드라마에서든 그를 우연히 보게 되면 ‘지난 번 그 드라마에 나온 그 배우 맞아?’ 하고 되묻거나, 맡은 배역들을 매치할 수 없어서 검색창에 이름을 찾아보게 만들곤 한다.
다양해서 ‘느좋’ 본업 모먼트
2019년에 영화 '첫잔처럼'을 통해 데뷔했으니 벌써 6년 차 연기 경력을 자랑한다. 이어 영화 '낙원의 밤'과 '더블패티', '인질', '테이크오프: 파도위에 서다', '헤드라이트' 등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OCN '미씽: 그들이 있었다', JTBC '설강화: snowdrop'에도 출연했다. 그를 ‘믿고 보는’ 배우로 주목하게 만든 건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유어아너〉였다고 분명하게 기억한다. 그가 맡은 배역 김상혁을 통해 분노와 연민을, 애절한 감정선과 날서고 차디찬 성정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호평 받았다. 극중 아버지 김강헌(김명민 분)의 난폭함과 잔혹함, 카리스마를 쏙 빼 닮은 첫째 아들이다. 배다른 형제였던 이복동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무자비한 복수를 시작하며 냉혈한 김강헌의 평정심을 흔들어 놓는 빌런 역할이다. 현대판 사극 〈혼례대첩〉에서는 비혼주의자 한성부 종사관 정순구로 메인 커플보다 사랑을 더 많이 받았고, 지난 해 MBC 주말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는 정신과의사 주상우를 통해 멜로 드라마와 미스터리 장르를 동시에 거뜬히 소화하는 연기파 배우임을 증명했다. 연이어 방영을 시작한 〈별들에게 물어봐〉의 개성 만점 천재 우주 과학자 이상우는 초콜렛 맛 아이스크림을 연신 퍼먹는 귀여운 캐릭터. 이쯤 되면 그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상상조차 어렵지 않은가!
알고 보니 ‘남친짤 장인’
사진/ 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사진/ 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사진/ 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사진/ 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사진/ 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허남준은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 실패를 수없이 거듭한 만큼 본인의 연기 여정이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듯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탄탄한 팬덤이 존재했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그가 더욱 유명해진 데에는 직접 찍어 올리는 남친짤 덕분이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두면 남자친구로 오해할 만한 사진을 말하며 포인트는 메이크업 없이 자연스러운 얼굴과 편안한 옷차림. 개인 인스타그램(@namjun0609)에서 보여주는 소탈하고 꾸미지 않는 모습에 폭 빠져든 이들이 많다는 후문. 한 인터뷰 영상에서 자연스러운 남친짤을 위해tj 친한 친구의 제수씨에게 사진 촬영을 부탁할 때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빌런이나 못된 악역을 맡았다고 상상할 수 없는 해맑은 모습과 담백한 일상의 순간을 보기만 해도 눈이 즐겁다.
숨길 수 없는 탄탄한 몸
사진/허남준 인스타그램 캡처 @namjun0609
자신의 유일한 취미라고 밝힌 운동은 또 하나의 중요한 ‘업무’다. 뽐내지 않는 태도와 대조되는, 그렇지 못한 몸을 가진 이유는 꾸준한 운동 습관 덕분이라고. 강하고 센 캐릭터를 주로 맡아 꾸준한 운동을 고수하는 건 남들에게 보이는 작업이기에 절대 놓을 수 없고, 하기 싫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데에서 진중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유어아너의 ‘욕조 보고신’은 이미 인터넷 상에서 여러 번 바이럴이 될 정도였고, 2023년 〈스위트홈2〉에서 맡은 강석찬 하사 역시 사랑을 많이 받은 캐릭터. 실제로 입이 떡 벌어지는 완벽한 몸매가 김무열의 옆을 지키며 신뢰할 만한 듬직한 인물로 큰 존재감을 주는 데에 한몫하기도 했으니.
‘소처럼 일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작하며 끊임없이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그의 실제 삶은 요란하지 않다. 예능이나 팬 미팅 등 작품 외 활동은 최소화한다. 쉬는 날엔 운동과 요리를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다. 남은 시간엔 대본을 보는 식이다. 연기밖에 모르는 ‘바보’처럼 느껴질 만큼 그는 모든 작품 앞에서 매 순간이 진심이다. 출연한 드라마 메이킹 영상에 ‘허남준 앓이’를 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리고, 난생처음 팬들이 열어준 자신의 생일 카페를 방문하기까지 “인기가 많은지 실감 나지 않는다.”고 인터뷰에서 자주 답했다. 신인상 수상 소감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지만, 꽤 많은 제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는 인사를 수줍게 건네는 그에게서 좋은 배우의 면모를 발견한다. 또 어떻게 우리를 놀라게 할까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자꾸만 기다리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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