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경기 불황 속 경매 물건 11년 만에 최대

고금리·경기 불황 속 경매 물건 11년 만에 최대

폴리뉴스 2025-01-07 17:37:47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임의경매에 넘어간 부동산의 수가 2013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7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임의경매 개시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13만9847건에 달하며, 이는 2023년의 10만5614건에 비해 32.4% 증가한 수치다.

임의경매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에 집합건물의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5만5419건으로, 2023년의 3만9059건에 비해 41.8% 증가하면서 시장의 위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통해 구매한 아파트와 오피스텔 같은 주거시설에서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21년 기준금리가 1%대였으나,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3.5%로 상승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3267건으로, 2023년의 1956건에 비해 67% 증가했고, 이는 2022년의 798건과 비교할 때 네 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러한 경매 물건의 증가는 '영끌족'의 현실을 반영한다. '영끌족'이란 대출을 통해 집을 구매한 이들을 지칭하며, 이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 동안 적절한 매입 시기를 놓쳐 대출을 통해 서둘러 매수에 나섰으나, 고금리와 경제 불황으로 인해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경매로 내몰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매 물건의 증가가 저가 매수의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낙찰가율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7.38명으로 증가했지만, 낙찰가율은 92.1%에 그쳤으며, 이는 10월에 97%로 고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경매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이 채권자인 경우, 임의경매는 별도의 재판 없이 곧바로 법원에 신청할 수 있어 더욱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위원은 "임의경매 건수는 금리가 높을수록 많아지기 때문에 한동안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지난해 경매 증가 추세는 단순한 숫자의 증대가 아닌, 부동산 시장 내 다양한 요인들이 얽혀 있는 복합적인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으로 '영끌족'이 경매를 통해 저가 매수를 실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부동산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는 이 시점에서, 정책적 대응과 시장 참여자들의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지금 쿠팡 방문하고
2시간동안 광고 제거하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