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골탈태 천명' 임종룡, 내부통제 혁신을 기대하며

[기자수첩] '환골탈태 천명' 임종룡, 내부통제 혁신을 기대하며

한스경제 2025-01-07 16:59: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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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이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임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이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임기를 보내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한 이후 다사다난(多事多難)한 한해 한해를 보내고 있다. 

취임 후 조직혁신과 신(新) 기업문화를 통해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소통하는 문화와 경영승계·육성 프로그램 구축, 전국 타운홀미팅 등을 통해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했다. 또한 내부자신고 제도 강화와 영업현장에 전담 담당자를 배치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 강화에도 힘썼다. 

취임 첫 해 당기순이익은 직전 년에 비해 3.3%한 0000으로 재무실적에선 아쉬웠지만, 기업문화와 내부통제 등 조직혁신에 총력을 기울여, 어려운 환경에서도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아울러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하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한 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시작된 2024년. 임기 2년 차를 맞아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를 보내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각종 금융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또 다시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요 금융그룹을 강타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는 다행히 피해갔지만, 400억원 규모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 대출이 드러났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사고도 6건(100억원대 이상 2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고질적인 파벌문화가 내부통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수면 위에 올랐다. 그간 상업·한일은행 출신 간의 계파문화가 우리금융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었다. 

임 회장은 지난해 10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4대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 유일하게 증인대에 올랐다. 

그는 의원들의 질타 섞인 질의에 책임을 피하지 않는 정공법을 택했고, 이른바 '황제경영'과 '계파문화'를 인정하며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임 회장은 국정감사 이후 내부통제 혁신에 속도를 붙였다. 그룹 윤리경영 및 경영진 감찰 전담조직인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외부 법률전문가(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제30기)를 영입했으며, 자회사 임원에 대한 지주회장의 인사권 폐지 등을 포함한 ‘그룹인사 표준시스템’을 수립해 시행했다. 

또한 은행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정보보호본부를 준법감시인 산하로 배치해 내부통제 컨트롤타워 조직도 고도화했으며,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그리고 우리금융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지적받아 온 상업·한일은행 동우회를 합병 26년 만에 ‘우리은행 동우회’로 통합했다. 임 회장은 직접 역대 은행장을 설득해 통합 추진에 힘을 쏟았다. 

이를 계기로 우리금융은 계파문화 청산을 위한 전사적 인식개선을 위해 윤리규범을 손질하고, 모든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구분을 완전히 삭제하는 등 임직원간 융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의 2024년에 과오(過誤) 있었던 건 아니었다. 성과도 분명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마무리한 가운데 숙원사업이었던 증권업에도 10년 만에 재진출했고, 보험사 인수도 눈앞에 두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3분기 만에 2조6591억원(전년동기대비 9.1%↑)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2023년 연간실적(2조5063억원)을 뛰어넘는 재무성과도 보였다. 아울러, 유니버설 플랫폼인 '뉴원(New WON)'을 출시하며 디지털금융 도약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마무리한 우리금융. 2025년은 임기가 2026년 3월까지인 임 회장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이다.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의 기반 위로 바로 세우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한 하는 일이다"며 "지난 사건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반성 그리고 임직원 모두가 껍질을 깨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자(CEO)는 과정이 아닌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라고 한다. CEO의 대표적인 평가지표인 재무성과는 물론, 내부통제·조직문화 혁신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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