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새해에도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짠물 소비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재고·구독 상품 등을 선보이며 소비 촉진에 나섰다.
실제로 저렴한 재고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오프프라이스 매장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지난해 연간 거래액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브랜드 재고 상품들을 사들여 상시 30~80% 할인가에 판매한다. 2017년 8월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팩토리스토어를 오픈한 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2022년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16%, 2023년 17%, 2024년 27%로 매년 증가세다. 거래액의 연평균 성장률도 38% 이상을 기록했다. 이런 수요에 팩토리스토어 매장 4점을 국내에 추가로 문을 열 계획이다. 연 거래액 12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현대백화점도 오프프라이스 스토어를 운영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오프웍스’(OFF WORKS)의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이 증가했다. 특히 전체 구매 고객 중 신규고객 비중이 30~40%를 차지해 고객을 끌어모으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9년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오프웍스 1호점을 오픈해 지난해 현재 가든파이브점, 송도점, 스페이스원점, 대전점 등 총 5개 점을 운영 중이다. 오프웍스의 이월상품 할인율은 최초 판매가 대비 40~80%로 통상적인 아울렛 제품 할인율인 30~50%보다 높다. 신상품도 15~25%가량 할인한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매입한 유명 브랜드의 재고를 기존 아울렛 제품보다 높은 할인율로 판매하기 때문에 오프프라이스 스토어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번에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도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은 월 구독료를 결제할 경우 커피, 간편식 등 제품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U는 지난해 5월 구독 서비스를 5개로 리뉴얼한 후 구독 건수가 60% 증가했다. 세븐일레븐도 와인, 세븐카페, 도시락 등 다채로운 구독 서비스를 운영해 지난해 11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올랐다. 이 중 샴페인 구독권은 서비스 오픈 5분 만에 준비 물량 400개가 완판되는 등 관심을 끌었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구독플랫폼 월간농협맛선은 지난해 회원 수 26만 4000명, 구독 회원 수 2만 8000명을 기록했다. 농협맛선은 2023년 4월 서비스 론칭 이후 구독자 수가 월평균 57% 상승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협맛선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소비자 조사 결과 응답자 85.6%가 구독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브랜드 신뢰도, 품질 만족, 합리적인 가격 등을 이유로 꼽았다. 농협맛선은 김치맛선, 과일맛선, 건강맛선 등 총 3가지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중 과일맛선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농협맛선 관계자는 “주 고객은 대부분 3~4인 가정의 여성분들”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상품을 선별해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액으로 신제품을 이용할 수 있는 가전 구독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자랜드의 LG전자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 판매량은 직전 달 대비 29% 증가했다. 지난해 9월보다 12배로 증가한 수치다. 앞서 전자랜드는 지난해 9월 해당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10월부터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10월과 11월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 판매량은 9월 대비 각각 10배, 9배로 꾸준히 상승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구독 서비스를 많이 찾고 있다"라며 "늘어난 수요에 맞춰 구독 서비스 혜택 강화를 위한 다채로운 판촉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제조업체 브랜드(NB)상품보다 저렴한 자체브랜드(PB)상품도 선호도가 최근 증가했다. CU는 지난해 PB ‘득템시리즈’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3000만 개 이상이 판매돼 수요가 높았다. 이에 CU는 이달 PB '990 하루견과’의 신제품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에 이마트24도 이달 새로운 PB ‘상상의끝’을 공개했다. 이마트24는 해당 브랜드로 주요 외식 메뉴를 상시 초저가로 선보인다. 현재 ‘1900원 김밥’과 ‘3600원 비빔밥’ 등 2종을 편의점 업계에서 최저가로 판매 중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초저가 상품 시리즈를 계속해서 출시 예정”이라며 “초저가 상품은 부담 없는 가격인 만큼 연관 구매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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