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최근 K배터리 산업이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과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로 인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 3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3.5%에서 19.8%로 감소하며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이는 2020년 34.8%에 달했던 점유율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를 보여준다.
7일 SNE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785.6GWh로 전년 대비 26.4% 성장했지만, K배터리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줄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1.6%로 글로벌 3위를 유지했으나, SK온은 4.5%, 삼성SDI는 3.7%로 각각 5위와 6위에 머물렀다. 반면 중국의 CATL과 BYD는 각각 36.8%와 17.1%의 점유율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에 13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GM향 판매 둔화와 전반적인 배터리 수요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SK온은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삼성SDI는 비용 절감에 나서는 등 위기 경영 체제에 들어섰다.
K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 이외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으로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ESS 시장은 2030년까지 26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에너지 업체들과 총 20.3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온은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하여 사업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K배터리 산업의 미래는 다각화와 기술 혁신에 달려 있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 부과가 이루어진다면, K배터리 제조사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중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들의 성장세가 예상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배터리 산업 전반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과 연구·개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K배터리 산업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ESS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가격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정책 변화가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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