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CJ ENM
일본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이자 밴드 보컬 및 작사·작곡가,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여러 예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릴리 프랭키는 ‘하얼빈’에서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자 ‘악의 축’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아 적은 분량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에서 보여줬던 인간적이고 소탈한 모습은 완전히 지우고 싸늘한 표정과 눈빛, 목소리 등으로 침략자의 야욕을 스크린에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일본 대표 배우임에도 불구, 항일 주제인 영화에 출연해 열연을 펼친 릴리 프랭키는 개봉에 앞서 지난달 18일 진행된 언론시사회 무대인사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연출자 우민호 감독은 “당연히 거절할 줄 알았는데, 대본이 마음에 든다며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는 것에 대한 걱정도 없는 듯했다. 한국 역사와 이번 영화의 의미도 잘 이해하고 있었고, 본인이 해석한 이토 히로부미 캐릭터도 뚜렷했다” 설명했다.
안중근을 연기한 현빈도 쉽지 않은 선택을 해준 릴리 프랭키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빈은 “처음 만났을 때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했다. 함께 촬영하며 릴리 프랭키의 아우라를 느끼고 다시 한번 대단한 배우라 느꼈다”고 했다.
한편, 릴리 프랭키 열연에 힘입어 앞서 다른 항일 영화에 출연했던 일본 배우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본 연기파 배우 키타무라 카즈키는 소속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배우라면 어떤 역이든 해내야 한다”며 2019년 ‘봉오동 전투’에서 일본군 추격대장 야스카와 지로를 연기했고, 야마노우치 타스쿠는 2017년 ‘박열’에서 조선인을 변호했던 일본 변호사 후세 다츠지 역을 맡은 바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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