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베트남에 다시 한번 ‘축구 한류’가 일었다. 김상식(49) 감독이 베트남을 동남아시아 축구 최강자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5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서 태국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베트남은 1차전 2-1 승리에 이어 합계 점수 5-3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베트남이 해당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18년 이후로 7년 만으로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섰다.
베트남은 한국 지도자와 연이 깊다. 박항서(66) 감독이 출발점이었다. 프로와 실업 무대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던 박 감독은 2017년 9월 베트남으로 떠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을 이끌고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 역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또한 2018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 우승, 2019 AFC 아시안컵 사상 첫 8강 진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김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21년 프로축구 K리그1(1부) 전북 현대의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2023년 5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은 전북을 이끌고 2021시즌 K리그1 우승, 2022시즌 K리그1 준우승과 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등 굵직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23시즌 저조한 성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 감독은 베트남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5월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데뷔전이었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5차전 필리핀전에 3-2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이라크에 1-3으로 패했고, 지난해 9월 열린 러시아, 태국과 평가전에서 모두 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10월 열린 인도와 평가전도 1-1 무승부로 부진했다.
하지만 미쓰비시컵 본선에서 힘을 냈다. 조별리그에서 3승 1무로 B조 1위에 오르며 반등했다. 4강에서 싱가포르를 합계 점수 5-1로 대파했고, 결승전에서 숙적 태국을 꺾으며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특히 베트남 감독을 맡은 이후 8개월 만에 달성한 성과기에 더 고무적인 결과다.
김 감독은 미쓰비시컵 우승으로 베트남에서의 안정적인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역시 호평 일색이다. 베트남 매체 Thanh Nien은 “현재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이끄는 김상식 감독의 여정은 비교적 순조롭다”고 평가했다. 과거 박 감독처럼 현지에서는 김 감독을 향한 응원과 지지가 넘쳐난다. 입지를 단단히 다진 만큼 앞으로 있을 경기를 자신의 구상대로 마음껏 펼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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