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연초부터 과자와 음료, 치킨, 화장품까지 줄줄이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여파가 맞물리며 물가 상승 압박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t(톤)당 1만1238달러(약 1652만원)로 전달보다 27.2% 상승했다. 1년 전(4238달러)보다 165%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18일에는 1만2565달러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치와 역대 최고치를 모두 경신했다. 로부스타 커피는 t당 5033달러(약 740만원)로 한 달 전(4626달러), 1년 전(2974달러)과 비교해 각각 8.8%, 69.2% 올랐다.
식품업계는 원료를 미리 비축해 두고 사용하는 특성상 식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은 3∼6개월 뒤에 나타나게 된다. 현재 원자재 가격의 상승분은 아직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1450원을 넘어서면서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환율 상승은 수입 가격을 높이고,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와 함께 환율이 급등하면서 식품·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커피빈은 작년 12월 26일 자로 카페 모카와 더블 초콜릿 등 초콜릿 파우더가 포함된 음료 메뉴를 200원씩 올렸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다. 과자 제조사들은 최근 초콜릿과 팜유 등 가격 인상을 이유로 제품가 인상 결정을 발표했으며 이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소비자 가격에 순차로 반영됐다.
편의점 운영사들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초코송이(50g)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참붕어빵(6입)은 4200원에서 4500원, 톡핑 아몬드초콜릿(43g)은 1500원에서 1600원, 오징어땅콩(98g)은 1500원에서 1600원, 단백질바프로(70g)는 2500원에서 2700원으로 각각 올랐다.
오리온은 지난달 초코송이와 오징어땅콩 등 13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고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다. 편의점에 앞서 대형마트들은 해태제과와 오리온 제품 가격 인상분을 작년 12월 소비자 가격에 반영했다. 또 작년 11월 20일 자로 스타벅스 커피류를 6% 안팎, 12월 1일 자로 맥심TOP 커피류를 10% 안팎, 12월 19일 자로 락앤락 저장 용기 가격을 10%가량 각각 인상했다.
푸라닭 치킨을 운영하는 아이더스에프앤비는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치킨 메뉴 10종 가격을 최대 1000원 올렸다. 원재료, 임대료, 배달앱 수수료 등 지속적인 비용 증가로 인해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새해를 맞아 화장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LG생활건강의 오휘는 지난 1일 '더퍼스트', '프라임', '미라클 모이스처', 'W익스트림' 등 주요 라인의 제품 가격을 최대 6000원 인상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미샤 11개 제품, 어퓨 7개 제품의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에뛰드는 단색 섀도우 '룩 앳 마이 아이즈' 가격을 기존 5500원에서 6000원으로 500원 인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이상기후와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코코아, 커피 등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며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고 이를 원료로 만든 제품 가격도 인상됐지만 가공식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 세제, 자금 지원 등 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업계와 협의해 제품 인상 시기 조정, 인상 폭 및 품목 최소화, 인하 제품 발굴, 할인 행사 등으로 가공식품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주요 원자재에 대한 시장 상황을 공유하고 가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현장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등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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