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

[경기인터뷰] 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

경기일보 2025-01-05 18:1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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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이 경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병석기자

 

차와 예절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법, 마음을 다잡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문화다. 규방다례보존회는 이런 한국 전통차문화와 예절을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까지 알리고 있다.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11호 규방다례 보유자인 최소연 이사장은 차와 차문화가 가진 힘을 믿는다. 전통, 예절, 생활, 과학, 청결을 존중하는 차문화가 활성화한다면 우리 사회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 이사장은 “차밭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차를 파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그저 사람들이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차를 가까이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차의 정신을 되새기고 이 사회가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경기일보는 최 이사장을 만나 규방다례보존회가 이룬 그동안의 성과와 한국 차의 매력, 앞으로의 계획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었다.

 

Q. 교토지부를 개설한 지 내년이면 10년이다. 10년 동안 발전한 점이 있다면.

A. 교포 3세 일본인 3명이 규방다례 대학원과정과 시험을 마치고 인천시 무형문화유산 제11호 규방다례 전수자 자격을 취득하는 등 한국의 규방다례 문화를 배워갔다. 이들로부터 지난 2016년 시작한 교토지부는 처음에는 인원도 적고, 시작하는 단계라 한국지부에서 활동을 많이 도와줬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교토지부 자체 활동이 늘었다.

 

현재 교토지부는 우메코지 공원 녹색관, 효고현 다카라즈시카 교실, 교토부 교타나베 교실 등에서 차문화 강좌를 하고 있다. 특히 오사카 아베노 긴테쓰 문화살롱에서는 300차례 이상 강좌를 열었으며 현재 수강자는 50여명에 이른다. 또 해마다 6월 쿄토 요시다 신사에서 차 이벤트 ‘요시다산 다과회’를 열고 한국 차 소개와 시음, 한국 차문화 홍보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교토 노트르담여자대학, 오사카코리아국제학원, 교토 국제고등학교 등에서 특별 강좌를 열었다. 특히 교토 국제고등학교에서는 정기적인 강좌로 이어져 20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마다 한과 교실, 전통문화 강좌, 봄·가을 다과회, 본부 연수, 차산지 연수, 한국 차 이벤트 등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전통 차문화를 접하고 아름다움을 느꼈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교토지부 회원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

 

Q. 해외에서 한국 차문화의 영향력을 더 넓히기 위해서는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 차문화와 차별화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 차문화의 매력은.

A. 여러 나라에 나가 이야기를 들어 보면 한국 차는 ‘살아 있는 차’라고 평가한다. 일본 차는 가루차를 중심으로 하고 자세 역시 오랜 시간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한다. 중국은 차 종류가 셀 수 없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다도’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차를 두고 맛보게 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한국 차문화는 다르다. 자세에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고 행동하기 편하다. 예의를 차림과 동시에 자유롭게 차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차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소통하면서 타인이었던 너와 내가 우리가 될 수 있다. 언제든지 차를 두 손으로 받고, 윗사람에게 먼저 따라 주는 예절을 배우며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문화도 익힐 수 있다. 일본과 중국이 차의 종주국을 자처하고 있지만 우리의 차도 매력이 있다.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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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연 규방다례보존회 이사장이 경기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병석기자

 

Q. 학생들과 인천시민들에게 차문화를 알리기 위한 교육도 필요한데, 하고 있는 교육이 있다면.

A. 지난 2007년부터 가천대학교 메디컬 캠퍼스에서 ‘한국의 차문화’ 등 차문화 관련 교양 수업을 하고 있다. 수강 신청이 열리고 1분 만에 정원이 다 찰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강의에서는 차란 무엇인가부터 차의 종류와 차가 자라는 과정, 다도법, 전통의상 입는 법 등을 가르친다. 강의에서는 호(號)를 가장 먼저 정하는데 호는 지은 사람의 개성이나, 성품, 직업, 취미, 특기를 반영한다. 강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 올바른 인성과 마음을 다잡는 법을 배우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지난 2023년부터는 인천 시민대학에서 차문화 관련 강의를 개설, 60여명이 수강했다.

 

Q. 직접 집필한 어머니 이귀례 명예이사장의 평전 출간을 앞두고 있다. 평전은 어떤 내용이고, 어떤 계기로 쓰게 됐는지.

A. ‘한국 차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를 제목으로 오는 2월5일 나올 예정이다. 총 5부로 이뤄져 있으며 차에 눈을 뜨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 차문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활동한 내용, 차문화 협회 설립, 규방다례 지정 등 차인으로서의 삶을 전체적으로 담았다. 또 전국 박물관장, 인천시 무형문화재 이사장 등 문화인으로서의 삶도 함께 기록했다. 부록에는 차인들의 추도사도 실었다.

 

어머니는 한국 차문화의 거목이셨지만 여태 종합적인 인문학 평전이 없었다. 올해가 타계한 지 10주기가 되는 만큼 직접 어머니를 그리며, 차인으로서의 삶을 기록하고 싶었다. 책을 쓰는 데 1년 정도 걸렸는데 어머니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차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기회가 됐다.

 

Q. 차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올해 목표는.

A. 한국 차문화를 알릴 수 있는 해외지부를 늘리는 것이 오랜 염원이자 올해 목표다. 다양한 국가를 다니며 다른 나라의 차문화를 살펴보고, 해외지부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겠다. 또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차문화와 차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어 적지 않은 나이에도 수업을 계속하고 있는데, 올해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차문화 활동은 경제적 이익을 내거나, 대접받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자금 지원에도 한계가 있고, 차문화에 대한 관심도 줄어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차문화 활성화는 인성 교육, 전통 계승 등에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규방다례가 인천시 문화유산인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수자를 배출하며 전통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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