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백화점은 고가 선물에 집중하는 반면, 대형마트는 가성비 상품을 내세우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5일 연합뉴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백화점은 이번 설에 20만~30만 원대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며 고급 선물 라인을 강화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10만 원 미만 선물 비중을 작년 설 대비 5% 줄이는 대신, 100만 원 이상 고가 상품은 5% 확대했다. 10만원대와 20만원대 선물은 각각 15%, 20% 증가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10만원 미만 선물은 줄이고 100만원 이상 상품을 늘렸다고 밝혔다.
백화점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면서 설 선물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지난해 설과 비교해 정육과 수산물 세트는 가격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과일은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10%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사과와 배의 경우, 사과 가격은 작년보다 약 10% 내렸지만 배는 약 25%나 올랐다. 이에 백화점들은 한라봉, 샤인 머스캣, 애플망고 등 다양한 과일을 사과·배와 섞은 혼합 세트를 늘렸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우 선물 세트는 포장 중량을 줄여 가격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활용했다.
반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가성비를 내세운 정반대 전략으로 10만 원 이하 상품 확대에 집중했다.
이마트는 설 선물 세트 중 5만 원 미만 상품 비중을 38.9%로 구성해 전년 대비 4.7%포인트 늘렸다. 롯데마트는 10만 원 미만 상품 비중을 70%로 확대하며, 10만 원 이상 100만 원 미만 상품 비중을 줄였다.
홈플러스에서는 동서 맥심 커피세트(3만4천여 원), 정관장 홍삼원(2만5천여 원), 사조 안심 특선(1만7천여 원) 등 가성비 상품이 매출 상위를 차지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커피·차 선물 세트 매출이 작년 대비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는 5만 원 이하 선물 세트가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며, 특히 1만 원대 이하 초가성비 상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9천900원짜리 김 세트와 양말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는 사과 선물 세트를 대량 매입해 가격을 약 10% 낮추며, 사과 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상품들이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은 오는 6일과 10일부터, 대형마트는 16일부터 설 선물 본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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