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몇 년간 바람 잘 날 없었던 롯데건설…최근에는 하자 논란에 체면 구겨

[기자수첩] 몇 년간 바람 잘 날 없었던 롯데건설…최근에는 하자 논란에 체면 구겨

센머니 2025-01-04 16:4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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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앞둔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경(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준공 앞둔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경(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센머니=박석준 기자] 지난 2023년 9월 분양해 준공을 앞둔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아파트가 아파트 하자를 두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84㎡가 14억 9,000만 원에 이른다.

하자로 지적받은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외벽(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하자로 지적받은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외벽(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 14억짜리 아파트, 막상 점검해보니 "너무 한다" 분통

지난해 11월 광진구청은 롯데캐슬 이스트폴 아파트의 외벽 도색 불량 및 갱폼 문제 등과 관련해 입주 예정자의 민원을 접수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 내용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외벽 도색 상태가 불량하고 갱폼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입주예정자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12월 20일 입주자사전점검 당시 올린 사진을 통해 살펴봐도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보였다. 지적된 외벽 도색 등뿐만 아니라 공용부의 엘리베이터홀 벽체 휘어짐과 계단부 파손, 보일러 컨트롤러 탈착과 화장실 천장의 물샘 현상 등을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자로 지적받은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외부(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하자로 지적받은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 외부(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입주예정자는 커뮤니티 글을 통해 세대 당 150~200건의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사와 구청은 예정된 준공일인 1월 12일 준공을 내려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3일, 해당 아파트 하자 문제에 대한 취재에 롯데건설은 "2일 광진구청과 입주예정자 등이 모인 간담회를 통해 하자 보수에 대한 부분을 설명했고 광진구청에 모든 하자에 대한 보수를 완료한다는 확약서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해당 아파트는 입주예정이 올해 3월로 통상 입주자사전점검은 입주예정일 30일 전에 진행하지만, 이스트폴은 이례적으로 오피스나 상가 사전점검일과 맞추기 위해 약 70일 전에 미리 아파트까지 사전점검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인 사전점검일보다 먼저 이뤄져 공사나 하자 보수가 미비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사진=롯데건설 CI 
사진=롯데건설 CI 

◆ 몇 년간 시끄럽던 마곡 르웨스트도 우여곡절 끝에 준공

사실 롯데캐슬 이스트폴에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마곡동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두고 하자 논란이 발생한 바 있어, 이스트폴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컸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총 사업비 1조 2,000억 원 규모로 5개동 876실 규모로 지난해 8월 준공했다. 하지만 계약자 876명 중 600여 명이 하자를 이유로 잔금 납부 및 입주를 거부하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하자 보수를 위해 조명을 떼는 등의 과정만 보고 하자 보수가 덜 되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라며 대부분 하자 처리는 모두 완료됐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사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수분양자들이 사기 분양 등을 들며 롯데건설과 소송을 벌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2021년 분양 당시 이곳의 84~88㎡ 분양가가 14억~17억원에 달했으나 청약에 57만 여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정부가 당시 아파트 규제 강화책을 내놓으면서 생숙(생활형 숙박시설)이 대체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숙은 취사와 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숙박시설로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이나 종부세·양도세 중과도 없어 대체안으로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투기 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2021년 국토교통부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생숙의 주거 사용을 금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수분양권자들은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에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 등을 상대로 "분양 계약을 취소하고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분양 당시 업체들이 '실거주가 가능한 대체 주거상품'으로 홍보했다고 주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해당 생활형 숙박시설은 '주택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고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분양 당시, 계약자에게 개인별로 확약서를 받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르웨스트는 지난해 8월 서울시로부터 용도 변경 허가를 득해 10월 오피스텔로 전환했다. 

◆ 사고에 사건에…지난 몇 년간 바람 잘 날 없는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수분양자들과의 마찰만 빚은 것이 아니라 공사 과정의 안전 문제도 자주 지적받곤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롯데캐슬 르웨스트 붕괴 사고 현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롯데캐슬 르웨스트 붕괴 사고 현장 사진

앞서 설명한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해 5월 지하주차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근로자 2명이 추락 사고로 인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10월에는 광진구청 신청사 공사 현장에서 광진구청 신청사 공사현장 지하 3층에서 일하고 있던 50대 노동자 A씨가 지하 5층으로 추락해 의식불명 상태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고 발생 9일 만에 숨지기도 했다. 

이보다 전인 2023년에는 현장 사망사고만 3번 발생했다. 2023년 7월 인천 미추홀구의 인천 터미널 복합개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고, 5월에는 서울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역시 추락 사망 사고, 2월에는 서초구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설치된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역시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다.

사고뿐만 아니라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롯데건설 직원 A씨는 한 하청업에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하고 대가로 약속한 공사 수주 약속도 지키지 않은 것이 드러나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그룹 홈페이지)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롯데그룹 홈페이지)

◆ 유동성 루머에 상징 '롯데타워' 마저 담보로 내놨던 롯데

지난해 롯데건설은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 루머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 마저 담보로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룹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해 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조직 슬림화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이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올 한 해 더욱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며 재무건전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유동성 문제의 시작이자 핵심으로 꼽혔던 롯데건설은 다행히 최근 서울 서남권 개발사업인 마곡마이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유동성 문제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사업 부진과 재무 위기로 첩첩산중

롯데건설의 문제는 그룹 전체 관점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신동빈 회장 체제 하에서 롯데그룹은 중대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유통과 화학 부문의 동반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어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수년간 실적 하락세를 기록하며 그룹의 수익 구조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롯데건설은 2022년부터 제기된 유동성 위기설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소비 심리 위축과 내수 시장의 장기 침체는 롯데의 유통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요 유통 계열사의 실적 악화는 그룹 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롯데그룹의 전략 수립과 실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여기에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고, 이는 미래 투자 여력을 제한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롯데물산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한 사례는 그룹의 재무적 압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신동빈 회장은 그룹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주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 재무 구조 개선이 롯데그룹의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재정적 위기와 사업 부진이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에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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