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금융당국과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은 '스튜어드십 코드'를 아직까지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으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4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MBK파트너스가 밸류업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중요한 투자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조차 하지 않은 채 고려아연과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등을 상대로 '거버넌스 개선'을 내세워 적대적 M&A를 강행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 투자한 기업의 가치 향상을 둘러싼 전략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투자 대상 회사의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투자사가 단순히 자금 회수에 국한하지 않고 투자 대상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촉진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더구나 MBK는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미도입에 대한 비판과 지적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ESG기준원 통계 등에 따르면 현재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4대 연기금을 포함해 239곳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73개사로 지난 2017년 5월에 JKL파트너스가 처음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 PEF 약정액 상위 10위 운용사 중에서는 △스틱인베스트먼트(2017년 6월) △IMM인베스트먼트(2022년 7월)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택했다.
하지만 MBK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명단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당시 보건복지위 소속 백혜련 의원 질의에 김광일 MBK 부회장은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에 백 의원은 "많은 자금을 굴리면서 스튜어드십 코드도 도입하지 않고 국민연금공단에서 (MBK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는 사모펀드에 국민연금 위탁운용을 맡기는 것이 맞겠느냐"고 질책했다.
때문에 IB업계 및 M&A 시장 일각에서는 MBK가 금융당국과 국정감사에서 조차 제시하고 권고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아직까지도 채택조차 않은 것은 수탁자 책임을 외면하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무관심한 것 아니냐고 꼬집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최근 밸류업 정책 추진과 맞물려 기업가치 향상 전략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라는 내용도 반영되는 등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MBK는 자본시장 트렌드와 수탁자 책임 정신조차 외면할 뿐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 노력은 뒷전으로 한 채 단기 수익 창출에 몰두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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