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999년 12월 착공해 2007년 11월 개항한 무안국제공항은 국내 공항 공사 중 최초의 턴키 방식으로 공사비 3056억원에 준공했다. 1998년 12월 입찰이 시작돼 다음 해인 1999년 12월 금호건설 컨소시엄이 낙찰됐다. 컨소시엄에는 HJ중공업(전 한진중공업) DL이앤씨(전 대림산업) 등이 포함됐다.
경쟁 입찰에는 업계 1·2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참여했다. 이 때문에 최저가를 제시한 금호건설이 공사를 낙찰받은 것을 두고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설계 심사에서 현대건설은 1위, 삼성물산은 2위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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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형 입찰 '턴키', 저가 낙찰과 관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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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측은 턴키 입찰 방식에서 최저가 낙찰은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25년 전 공사여서 당시 담당자의 확인이 쉽지 않다"면서도 "턴키 공사는 일반 발주 공사와 다르게 기술과 가격 심사를 별도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 가격이 낮았다면 기술 면에서는 좋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도 "턴키 입찰의 취지는 좋은 기술의 설계·시공 기법을 채택하는 '기술형 입찰'"이라며 "가격 점수를 일부 평가하지만 기술 점수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9년 당시의 평가기준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금호건설 관계자는 "가격과 기술 점수가 다르게 배정됐고 낮은 공사 가격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발주처인 부산지방항공청 측은 입찰 당시 가격과 기술 등 배점에 대해 "계약 시점이 오래 전이어서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건설업계의 저가 낙찰에 따른 부실시공과 하자 문제가 반복됨에 따라 정부는 2016년부터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 등에 최저가낙찰제를 대신해 '종합심사낙찰제'를 도입,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입찰 방식의 변화로 현재 턴키에서 최저가 낙찰이라면 불법이지만 당시에는 가능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의 인명 피해를 키운 주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둔덕 상부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는 최초 설계·시공을 담당한 금호건설이 설치한 것으로 향후 책임 공방이 예상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콘크리트 둔덕은 공항 개항 때부터 설치돼 있다가 노후화로 지난해 보수 공사를 완료했다.
로컬라이저는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의 일종이다.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의 해당 설비는 2m 높이 흙으로 덮여 있었지만 콘크리트 둔덕 위에 설치됐다.
공항시설법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 지침' 제23조 3항에 따르면 공항 부지에 장애물로 간주되는 장비·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설치해야 하지만 지난해 진행한 개량 공사에선 콘크리트 상판이 추가 시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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