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수 본부장은 왕자구 회장의 요구에 “왕자헌 회장이 지금 해외에 계시다”며 간접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혔다. 왕자헌 회장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 유럽 순방 길에 재계 대표로 동행했었다. 그 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왕자구 회장은 간신수 본부장이 머뭇거리자 단호하게 다시 “구조조정본부장이 인사발령을 발표해요”라고 말했다. 간신수 본부장은 확답을 하지 않은 채 “알았다”고 대답한 뒤 그의 집무실을 빠져나왔다. 사실 그는 왕자헌 회장에 대한 충성뿐만 아니라 간신치 회장에 대한 존경심도 대단한 사람이었다.
간신수 본부장은 평소 “간신치 회장은 내 중학교 선배가 되시고 회사의 선배도 된다. 또 왕회장 시절 비서실 선배도 되는 관계로 존경한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왕자구 회장이 말한 대로 간신치 회장이 왕자헌 회장 옆에서 그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는 말에 일체 수긍할 수 없었다. 왕자구 회장 지시를 사실상 완강히 버틴 셈이다. 보통 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간신수 본부장은 왕자구 회장 집무실을 나와 즉각 간신규 휸다이 건설 사장에게 이를 알렸다. 간신규 사장은 “그럴 리가 없다”며 “왕회장님이 실제로 그런 인사 결재를 해줬는지 곧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간신치 회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통 보 받은 바가 없고, 전혀 모르는 소리 ”라고 황당해했다. 간신수 본부장은 이날 왕구 회장 측으로부터 "간신치의 인사발령을 발표하지 않으면 당신도 사표 낼 것을 각오 하라"는 협박까지 받았다.
[다큐소설 왕자의난55]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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