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의 B737-800과 B737 맥스는 지난해 무안공항 참사를 포함한 4건의 사고로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연방항공청(FAA), 법무부,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와 2건의 청문회에서 보잉은 안전 규정 준수 관행과 품질을 개선하겠다는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차세대 주력 항공기 B787 드림라이너와 B777의 안전 위험·제조 결함 가능성도 지적됐다.
지난해 4월17일 보잉은 같은 해 1월 비행 도중 알래스카 항공의 737 맥스의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나간 사건으로 미국 상원 의회 청문회에 소환됐다. 청문회에서 보잉 내부 고발자 샘 살레푸어는 보잉의 안전 문화가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부품을 조립하는 생산 라인의 변경과 축소로 기체 프레임에 사용된 탄소 복합소재의 손상 가능성 등도 고발했다.
특히 B737 기종은 수천 번의 비행 이후 부품이 해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증언했다. B737은 중·단거리 운항 협동체 여객기로 707, 727, 757과 함께 미국 워싱턴주 렌튼 공장에서 제작된다. 해당 공장은 알래스카 항공 사고 당시 도어 플러그 관련 필수 품질 검사 수행 여부로 논란을 빚었다. 보잉 측은 해당 공장의 보안 비디오와 출입 기록이 삭제돼 작업을 담당한 직원의 신원을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해당 청문회는 보잉사의 최첨단 중대형 항공기인 B787 드림라이너와 B777 기종에 대한 우려를 처음 공개적으로 설명한 자리기도 했다. 이날 살레푸어는 보잉 자체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제조 단축 과정에서 787의 안전성과 수명이 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증언했다. 맞지 않는 부품을 억지로 끼워맞추기 위해 워싱턴 에버렛 공장 노동자들이 777 동체 위에서 뛰는 것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B787과 B777 기체를 도입하기로 한 항공사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해당 기종을 생산하는 워싱턴주 에버렛 공장,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 공장의 제조결함과 품질관리 문제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기단 현대화를 위해 777-9와 787-10 50대 구매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지난해 말부터 올해 3분기까지 보잉 787-9 4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항공사뿐 아니라 우리 공군도 미국과의 군사 동맹 강화를 위해 B737-700 기체를 개조해 제작한 E-7 조기경보통제기(Wedgetail) 4대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번 무안공항 참사 사고 기체인 B737-800과 B737 맥스는 부품 해체 및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다수의 사고 이력이 있다. 지난해 기체에 구멍이 생긴 B737 맥스는 2018년과 2019년에 연이은 추락사고로 346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항공기 제조업체와 항공사를 규제하는 FAA는 737 맥스 승인 당시 주요 비행 제어 시스템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진행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B737-800은 지난해 3월 미국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 항공 B737-800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포틀랜드 공항으로 회항했다. 같은 달 미 텍사스주 휴스턴 국제공항에서는 B737 맥스8 기종이 착륙해 활주로를 주행하던 중 포장된 도로를 이탈하기도 했다. 5월에는 튀르키예에서 기체의 타이어가 착륙하다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무안공항 참사는 앞선 기체 사고들과는 요인이 다르다고 판단된다"면서도 " 보잉의 안전 규정 준수와 품질관리에 장기적인 결함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보잉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은 B737-800과 B737 맥스8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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